한미 정상 앞두고 긴잠감 최고조로..."정상회담 최대한 짧게"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간 긴장감을 최고조로 고취시키면서 한국에서의 사드배치 지연 논란과 관련하여 "차라리 (사드를)빼라", "정상회담을 최대한 짧게 하라"고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해져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일자 <중앙일보> 워싱턴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8일 낮(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사드 한국 배치 지연’을 보고하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불같이 화를 냈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심한 욕설도 많이 섞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연합뉴스>도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전하는 등,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애초 백악관의 이날 회의에서는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워싱턴을 찾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국의 국내적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미 측에 요청한 것을 반영한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차라리 (사드를) 빼라”고 말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아울러 최근 만난 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는 <중앙>에 “지금 문제는 노스(North·북한)가 아니다. 바로 사우스(South·한국)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도 가급적 짧게 하는 게 상책”이라고까지 했다. 길게 이야기를 나눠봐야 득 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한편 보도에 의하면 한 소식통은 16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심 관계자로부터 들은 ‘한국 거짓말론’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가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들어온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몰랐고, 문 대통령은 이에 충격을 받았다’는 주장은 확실한 거짓말(lie)로 NSC는 파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해찬 특사를 통해 ‘사드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즉각 중단’을 강력 요청하자 그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뻔히 아는데, 미국에는 ‘국내적 사정’을 핑계 삼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6일 미국 방문 중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사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말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록 그가 특보가 아닌 학자의 입장에서 한 언급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한국 정부 역시 미국과의 다소간의 긴장을 감수하고라도 사드 문제에 관한 한 국내법적 절차를 밟을 것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야권과 첨예한 대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밖으로는 미국 트럼프의 장사속과 안으로는 야권의 엄포 등 내우외환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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