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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윤세영 회장 "물러나겠다...정권 눈치본 것 사실"<전문>"윤석민도 사임...소유와 경영 분리" vs SBS노조 "이사선임권 유지하는 미봉책"
이제학 기자 | 승인2017.09.11 16:49

윤세영 SBS회장이 11일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 정권의 눈치를 보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격 사퇴의사를 밝히고 노조에서는 미봉책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 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지난 27년은 저에게 마치 전쟁 같았다"고 회고한 뒤 "매 고비마다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하는 회한도 남지만, 든든한 후배들을 믿고 이 노병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회장은 "지상파는 각종 규제에 묶여 경쟁의 대열에서 점점 뒤처졌다"고 지적한 뒤 "지상파라는 무료 보편서비스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며 차별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저는 그저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윤 회장은 "우리가 안고 있는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이라고 SBS 노조가 폭로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아들인) 윤석민 의장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또한 SBS 미디어홀딩스 대표이사, SBS 콘텐츠 허브와 SBS 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도 모두 사임하고, 대주주로서 지주회사인 SBS미디어 홀딩스 비상무 이사 직위만 유지하겠다"고 밝힌 뒤 "이런 조치는 대주주가 향후 SBS 방송, 경영과 관련하여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명실상부하게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적인 완결"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SBS 노조는 "소나기를 피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일축하고 조만간 내부 논의를 통해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SBS 윤세영 회장의 담화문 전문>

SBS 가족 여러분,
오늘 저의 각오를 사내외에 천명하고자 합니다.

최근의 방송환경은 정말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불과 지난 5년 사이에 많은 경쟁 채널과 인터넷, 모바일 등 뉴미디어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탄탄대로를 달리며 미디어 시장을 장악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상파는 각종 규제에 묶여 경쟁의 대열에서 점점 뒤처졌습니다. 지상파라는 무료 보편서비스의 위상이 뿌리 채 흔들리며 차별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저는 그저 바라볼 수만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는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던 당시 정권의 눈치를 일부 봤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언론사로서 SBS가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 이런 저의 충정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공정방송에 흠집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사과드립니다.

SBS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SBS의 제2의 도약을 염원하며, SBS 회장과 SBS 미디어 홀딩스 의장직을 사임하고 소유와 경영의 완전분리를 선언하고자 합니다.

윤석민 의장도 SBS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하겠습니다. 또한 SBS 미디어 홀딩스 대표이사, SBS 콘텐츠 허브와 SBS 플러스의 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도 모두 사임하고, 대주주로서 지주회사인 SBS 미디어 홀딩스 비상무 이사 직위만 유지하겠습니다.

이런 조치는 대주주가 향후 SBS 방송, 경영과 관련하여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명실상부하게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제도적인 완결입니다.

이로써 SBS 대주주는 상법에 따른 이사 임면권만 행사하고 경영은 SBS 이사회에 위임하여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수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SBS 가족여러분,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맥아더 장군의 말이 생각납니다. 지난 27년은 저에겐 마치 전쟁 같았습니다. 매 고비마다 좀 더 잘했어야 했는데 하는 회한도 남지만, 든든한 후배들을 믿고 이 노병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은퇴하겠습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참으로 가슴 뭉클한 기억들이 저에겐 많습니다. 창사 당시 스튜디오하나 없이 無에서 시작한 SBS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상파 방송사로 우뚝 서기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이겨낸 수많은 역경들이 저의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여러분과 같이 보낸 지난 시간들이 저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입니다. SBS의 앞날에 무한한 발전을 소망합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2017. 9. 11   


이제학 기자  actorl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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