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전기차로 'G2 패권 다툼' 대비하는 중국
[기자칼럼] 전기차로 'G2 패권 다툼' 대비하는 중국
  • 이태희 기자
  • 승인 2017.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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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2015년 미국을 누르고 전기차동차 시장 세계 1위로 부상했다. 트럼프 정부가 화석에너지 우선 정책을 내세우며 한눈 팔고 있는 사이, 중국는 정부 주도로 전기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자원인 리튬을 쓸어 담고, 원전을 늘리는 등 전기차를 향한 중국의 집념은 무서우리만큼 공격적이다.

전기차 시장이 과거에 비해 많은 성장세를 거듭했지만 도로 위 지배자는 여전히 내연기관차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는데도 이토록 전기차에 매달리는 것일까.

표면적 이유는 대기 오염 문제 해소다. 이면에는 유럽, 일본 등 내연기관차 선두주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으니 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국제정치적 측면에서 비롯된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원유수급 현황과 지정학적 상황, 그리고 글로벌 기조에 역행하는 친(親)원전 정책 등 복합적인 요소를 함께 엮어 봐야한다.

우선 중국은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에너지 소비로 원유 수입이 급격하게 늘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1993년 석유 순수입국으로 전환됐다. 당시 6%에 불과했던 원유 대외의존도가 2012년에는 56.5%로 뛰었고, 향후 2030년에는 7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꾸준히 원유 수입 루트의 다변화를 꾀해왔지만 전체 수입량의 80%가 ‘말라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3국의 관할 하에 있는 말라카 해협은 인도-중동-아프리카 지역과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중요한 해상 운송로다. 한국과 일본의 원유 수입도 이곳에 의존하기 때문에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중요한 곳이다.

특히 말라카 해협 주변은 중국의 해상 방어선과 에너지 수입 경로가 묘하게 겹친다. 해협 통제권을 두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이를 빼앗으려는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다.

중국은 수년간 미국이 이곳을 봉쇄하는 움직임을 경계해왔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미국이 군사개입을 할 수 있는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중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우회 가스관을 건설하고, ‘진주 목걸이’ 전략을 통해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을 도모해왔다. 해당 전략은 미얀마, 파키스탄 등 인도양 주변 국가의 항구 운영권을 확보해 군사 거점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정부 등장 이후 러시아가 미국과 우호적인 모양새를 보이자 중국은 다른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에너지 수급 전략의 큰 틀을 바꾸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은 오는 2020년까지 시행될 ‘전력부문 13.5계획’을 발표했다. 15년 만에 처음 나온 전력 계획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에너지 정책의 골격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분석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에서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현재 12%에서 15%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화력발전 비중을 55%로 낮추는 반면 비화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을 39%까지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비화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는 원전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현재 글로벌 기조인 탈(脫)원전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중국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신규 원전 프로젝트 승인을 일시 중단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재개했고, 지난해에는 원전 확대 기조를 발표한 바 있다. IAEA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신규원전 67기 중 24기(35.8%)가 중국에 몰려 있다.

이같은 중국의 행보는 자국 내 핵연료인 우라늄 매장량이 상당하다는 점,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단기간에 충당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원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의 우라늄 공급 능력이 향후 늘어날 원전 수요를 충족시킬 수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또 우라늄 농축 등의 작업이 가능한 일관제조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최근 허위(賀禹) 광둥핵전 회장은 30만8000톤의 천연 우라늄을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원자로 30기, 100만kw급 원전이 필요한 우라늄 연료를 30년간 공급 할 수 있는 양이다.

일련의 상황으로 미뤄봤을 때 중국이 전기차 도입에 매달리는 이유는 패권 다툼을 염두에 둔 에너지 공급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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