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뉴스=김언용 기자] 정부밥 먹는 한국감정원이 국토부 눈치보기 바쁘다. 새 정부 들어 특히 8.2부동산대책 이후 정부 입맛에 맞게 통계를 제공, 주목구구다.

본보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서 8.2부동산대책 이후 실거래 내역을 실제 분석한 결과 매매가 하락보다 상승한 아파트가 더 많았다. 그러나 신고된 실거래 건수는 너무 적었다.

@성동구, 8.2대책 타겟 강남보다 더 떨어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서울 성동구가 8.2부동산대책 직전인 7월31일 조사 대비 0.72% 떨어졌다고 밝혔다. 올들어 서울 최고 하락률이다.

대책 이후 5주 연속 내림세다. 8.2부동산대책의 타겟이었던 강남4구보다 하락률이 크다. 같은 기간동안 강동은 0.45% 떨어졌으며, 서초와 강남은 각각 -0.53%, -0.44%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동산시세 정보 제공 민간업체 중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0.65% 오른 것으로 공개했다.

지난달 23일 성동구 금호동1가에서 9월 실계약으로 신고된 것은 5건이다. 금호삼성래미안 전용 59.9㎡는 지난 13일 5억7500만원(12층)에 계약됐다. 같은 평형의 아파트는 7월 5억2500만원~5억47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8월 거래 신고분은 없다. 최저가 보다 6500만원, 최고가보다 2800만원 올랐다. 같은 아파트 전용 84㎡는 20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7월, 8월 거래분이 없다.

벽산아파트 59.9㎡는 13일과 16일 각각 4억8000만원, 4억4000만원에 팔렸다. 7월 4억1800만원~4억6000만원, 8월 4억5000만원~4억7250만원에 거래 실적이 있다. 이전보다 오른 가격이 거래가 됐다.

옥수동에서는 래미안 리버젠이 9월 4건이 실거래 신고됐다. 전용 59.2㎡가 9일과 12일 8억3500만원, 8억1400만원에 계약됐다. 이 아파트는 8월 신고 실적이 없고, 7월 7억7000만원~8억20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있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계약분으로 신고된 59.8㎡(8억5000만원), 59.9㎡(8억원)은 7월, 8월 계약이 현재까지 신고된 바 없다.

옥수삼성 전용 59.7㎡는 7월 6억1500만원~6억2500만원이었던 실거래가가 9월 6억4800만원(9월16일)으로 올랐다.

옥수동 중개업 관계자는 “지금처럼 시장이 위축될 때는 저렴한 급매물 먼저 나가는데 몇건 안되는 이들 자료로 떨어졌다고 일반화하는게 맞나”라며 “호가는 강보합 정도며 실제 거래는 7월보다 오른 가격에 성사된 단지도 많다”고 말했다.

@턱없이 부족한 실거래 불구, 감정원 “8.2대책 덕에 시장 하락”

국토부가 8.2부동산대책 발표 후 감정원은 8월7일 기준 시세조사 완료 결과를 발표했다. 8.2부동산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0.03% 하락했다고 밝혔다. 대책 발표 후 불과 5일만의 조사치다.

서울에서 주택을 거래할 경우 신고기간은 60일에 달한다. 실제 신고를 한다고 해도 표본으로 쓰기에 충분한 거래량이 모이기 힘든 시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감정원은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부동산은 하락했음을 빠르게 공개했다.

9월11일 기준으로 8월2일~8월6일 사이 강남구 내 핵심지인 개포동에서는 겨우 4건이 신고됐다. 이 가운데 8월7일 대청아파트 전용 33.1㎡는 6억원에 거래됐다. 7월 최고가와 같다. 8월7일 계약된 같은 아파트 전용 51.1㎡는 8억원에 거래됐다. 전월 최고가 7억9000만원보다 올랐다.

압구정동의 경우 25일 현재 시점에서야 겨우 2건이 신고됐다. 8월2일 구현대1,2차 전용 160.2㎡와 한양4차 전용 208.6㎡가 각각 27억8000만원, 29억원에 계약됐다고 신고됐다. 이 둘은 7월 비교할 거래가 없다.

대치동은 선경1차 전용 146.7㎡가 3일 계약됐다.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7월 거래실적이 없다.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되고 두달 가까이 지나고 있지만 계약 신고된 거래는 표본으로 삼고, 이를 일반화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책 발표 5일 만에 일반화된 시세 정보로 전반적 하락을 시장에 공표했다.

한국감정원은 KB국민은행, 부동산114 등과의 가장 큰 차별점을 실거래를 기반으로 한 ‘진짜 시세’를 내세우고 있다.

@감정원 “전문조사자 종합적 판단”..주관적 판단 개입 여지 다분

감정원은 조사방식에 대해 “소속 정규직원인 전문 조사자가 거래가능가격을 기준으로 조사하며 전문역량을 갖춘 직원이 매 조시기준일을 기준으로 각 표본의 시장가격을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가격이란 거래 가능한 적정가격을 의미하며, 이는 각 조사자가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각종 가격자료 및 시장상황 등을 종합 검토·판단해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통상 계약일과 신고일간 기간 격차로 인해 신고된 사례가 적더라도 감정원 통계는 각종 가격자료 및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전문조사자의 판단을 거쳐 산정된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곳곳에 조사자의 의견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공식 부동산통계기관은 감정원으로, 국토부는 감정원의 통계를 바탕으로 부동산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면서 “감정원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부동산 통계를 만들지 못한다면 국토부도 올바른 정책을 펼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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