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 경제 포토뉴스
[마켓 인사이드] 혁신, 일로 삼았습니다
이태희 기자 | 승인2017.11.13 12:20

1940년대 조지프 슘페터가 말했던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진보란 일대 소란을 의미했다. 새로운 기술이 기존 방식과 충돌을 일으켜 한 쪽이 소멸되면 그것이 진보라는 것이다. 혁신을 도입하려는 기업가, 즉 ‘창조적 파괴’로 인해 자본주의는 지속된다.

역설적이게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의 반복이 자본주의 성숙을 견인하고 이는 사회주의의 도래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기업가가 관료집단에 밀려 사회적 지위가 상실되고, 혁신이 사라지면서 자본주의 틀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계급갈등이 촉발된 마르크스식 사회주의와는 달리 슘페터식 사회주의 전환은 기업 역동성이 중심이다.

패러다임 대전환을 앞두고 슘페터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린다. 한쪽에서는 그의 예측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한편, 그가 예찬했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이중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마윈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행보는 단연코 눈에 띈다. 이들의 창조적 파괴는 4차 산업혁명의 과도기적 징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자동차업계 1위이자 전기차 ‘퍼스트 무버’ 테슬라는 최근 공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과도한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해 문제가 된 적은 많아도 이와 반대의 상황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국내 한 완성차업체가 수요 부족으로 공장 가동률이 급락한 상황과는 대조된다.

테슬라는 첫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을 당초 3분기 출고 예정이었던 1500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인 250대만 생산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서는 “주요 부분이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조립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창립이후 반복된 생산 지연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다. 앞서 출시된 모델S와 X도 마찬가지였다. 모델3이 정상 출시될 경우 업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해당 모델은 공개 2주 만에 구매 계약만 40만건에 달했지만 또 다시 대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일각에서는 테슬라 거품론까지 제기됐다.

지난 8일 테슬라가 자동 설비 업체 ‘퍼빅스’ 인수를 발표하자 일단 논란은 잦아들었다. 모델3 생산력 보강 차원으로 분석되면서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자동차 제조사 그 이상을 꿈꾸며 혁신을 꾀하고 있는 테슬라지만 자본집약 비율이 높은 업종 특성상 후발주자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모델3는 자동화 시스템이 얼마나 순탄하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생산량 차이가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존 제조업 방식에 해당하는 근무시간, 인력 늘리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간의 힘을 벗어난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또 다른 생산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

창조적 파괴를 견뎌내려면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물량 공급이 핵심이다. 테슬라가 어떤 획기적인 카드로 공급 수렁에서 빠져나올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온라인 유통공룡 알리바바가 이용한 로봇·인공지능(AI)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신호다.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에서 알리바바가 24시간 동안 기록한 총 매출은 1682억위안(한화 약 28조3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한국의 백화점 매출 합계와 비슷한 수치다.

알리바바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주문량을 AI와 로봇을 이용해 처리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AI는 추천 상품을 제시하고 재고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고객 상담의 일도 도맡는다. 상담용 챗봇 ‘디엔샤오미’는 하루에 350만명을 상대한다.

포장과 운송은 로봇이 담당한다. 알리바바가 최근 개장한 자동화 물류 창고에서는 약 200대의 로봇이 24시간 일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로봇끼리 정보 공유를 통해 일감을 배분하기 때문에 중앙통제가 따로 필요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전통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상이한 업종에 속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구글 등 디지털 공룡들이 타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기업들은 슘페터를 곱씹어보며 '현재 잘하는 곳'이 아닌 '미래에 잘해야 하는 부문'에 투자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태희 기자  babydo@hanmail.net
<저작권자 © 돌직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태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107-39(충정로2가,사조빌딩310호)   |  대표전화 : 02-365-0604  |  기사제보 : straightnews.co.kr@gmail.com
등록번호: 서울 아02675  |  등록일자: 2013.06.04  |  발행인/편집인 : 이제학  |  공식계좌: 농협 301-0172-6261-71 주식회사 돌직구
상호 : 주식회사 돌직구  |  등록번호 : 110-86-05984  |  편집국장 : 김상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형목
Copyright © 2017 돌직구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