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완성차 메이커 '플랫폼' 전쟁 심상치 않다
[마켓 인사이드] 완성차 메이커 '플랫폼' 전쟁 심상치 않다
  • 이태희 기자 (webmaster@straightnews.co.kr)
  • 승인 2017.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자동차업계. 글로벌 업체들은 각사 전략에 따라 합종연횡을 반복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신에너지·자율주행·커넥티드 등 첨단 기술과 함께 주목할 만한 흐름은 유통방식의 변화다. 안방에서 ‘클릭’ 한번으로 바다 건너 제품까지 구매 가능한 시대. 자동차 판매 또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분위기다.

알리바바는 상하이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온라인 자동차 구매 플랫폼을 구축했고, 테슬라는 전통적인 대리점 역할을 없애버렸다. 최근 르노삼성자동차가 e-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서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제조사-판매자-소비자’에서 ‘제조사-소비자’ 구조로의 변화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일자리와 연계된다는 점은 온라인 시장 구축 시 기업이 필연적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 또 앞서나가는 테슬라·알리바바

/ 테슬라 홈페이지

충전 플랫폼까지 구축하면서 시스템을 통합 중인 테슬라는 판매 방식도 남다르다. 통상 차량 판매에 있어 중개 역할을 하는 딜러(판매자)의 존재를 테슬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려면 모바일이나 PC를 이용하면 된다. 웹페이지에 나와 있는 자동차 설명에 따라 모델과 옵션을 선택한 후 선수금을 지불하면 주문이 접수된다. 약 2주에 걸쳐 소비자는 자신이 주문한 차량에 대한 스펙을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고, 구매 취소도 가능하다. 

이후 인도 일자가 정해지면 소비자는 근처 서비스 센터를 통해 자동차를 가져오면 된다. 또 테슬라는 원격통신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차량에 직접 보내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정비소를 직접 방문할 일도 거의 없다. 

/chexiang.com 홈페이지

중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 지주회사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은 지난 2014년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온라인 자동차 구매 플랫폼 ‘처샹닷컴(chexiang.com)’을 만들었다. 상하이차는 이 플랫폼을 통해 유명 해외 브랜드와 합작투자회사(조인트벤쳐)도 설립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차가 조립한 합작사들의 자동차 대수는 2015년 기준 590만대에 이른다. 

상하이차는 해당 사이트를 통해 ‘O2O(온라인 to 오프라인)’ 사업 모델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수의 딜러들이 온라인 영업에 통합되고, 소비자들은 온라인 주문으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쳐샹닷컴은 ‘보고, 선택하고, 사고, 사용하고, 되파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 과정을 장악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 국내 완성차업계는? 총대 멘 르노삼성?

/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에 해외 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됐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3일 온라인에서 견적을 내고 청약금을 결제하는 ‘e-쇼룸’ 시스템을 확대 도입했다. 

이는 결제 후 소비자가 영업점을 방문해 계약서 작성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야 하므로 완전한 의미의 온라인 판매라고는 볼 수 없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이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로 이같은 방식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을 나름 구축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재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도 대부분의 차량 판매는 대리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본사 차원의 온라인 판매를 따로 진행한 적이 없고, 한국GM은 지난해 9월 옥션을 통해 일회성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GM의 경우도 소비자와 딜러가 연계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마켓팅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체들이 조심스레 소비자와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는 가운데 각사 소속 딜러들은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향후 온라인 판매가 보편화될 경우 소비자가 지불하는 최종 비용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는 형식의 온라인 판매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판매 노동자와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실 회사 측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선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딜러들 입장에서는 정반대”라면서 “현재 국내 대리점에 근무하는 직원들 수를 합치면 1만명이 넘는데 이들이 직접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국내보다 미국 현지의 온라인 판매가 더 녹록치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에서는 차량 구매 시 딜러와 비용 등이 포함된 협상도 따로 진행하기 때문에 딜러들 입김이 국내보다 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