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일각에서 제기된 재인수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호' 상표권 사용을 둘러싸고 불거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 회장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는 포기했다"면서 "상표권 사용 문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업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불발되면서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인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같은 의견에 박 회장이 직접 나서 선을 그은 것.

그러나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이견은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의 발언을 두고 산은이 요구한 상표권 무상 양도에 대해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지난 9월 박 회장이 이동걸 산은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상표권을 포기한다는 발언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영구히 사용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지 무상 양도의 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또한 연간 매출액의 0.2%를 사용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산은은 박 회장의 상표권 포기 발언에 대해 사실상 상표권을 무상 양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이 당초 구두로 상표권 무상 양도 약속을 했으므로 빠른 시일 내 서면 동의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다만 상표권 사용 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된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고려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재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면서 “박 회장 입장에서도 더 이상 손을 댈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 등 채권단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 실사가 마무리 된 후 매각 협상이 진행될 시 이같은 상표권 문제가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오는 12월 금호타이어 실사 결과를 앞두고 양측이 상표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박 회장은 상표권 문제와 관련된 갈등설에 대해서도 "산업은행과 관계가 나쁜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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