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정한파, 효성으로 직행하는 까닭
공정위 사정한파, 효성으로 직행하는 까닭
  • 이태희 기자
  • 승인 2017.12.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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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효성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공정위는 조석래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준 회장 등을 사익 편취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정위가 최종 제재안을 결정한다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첫 총수 고발 사례가 된다. 기업집단국 신설과 함께 김상조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재벌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효성그룹 본사

 

5일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집단국은 효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전원위원회와 효성 측에 보냈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한다. 

심사보고서에는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2곳을 비롯해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과징금 규모 등 제재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인 점은 실무 담당자에 대한 고발 의견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는 법 위반과 관련해 재벌은 물론, 실무자도 예외로 두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공정위 '법집행체계 개선TF' 중간보고서 발표를 통해 "고발지침이 개정되면 임원은 물론이고 원칙적으로 실무자들도 고발대상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위는 효성이 그룹차원에서 조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시민단체 참여연대의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효성의 사익 편취 혐의를 1년 여간 조사해왔다. 

참여연대는 그룹 내 부동산 개발회사인 효성투자개발이 경영난을 겪던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효성투자개발은 효성과 조 회장이 각각 58.75%,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이 63.7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갤럭시아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56억원과 39억원의 적자를 냈다. 자금난 해결을 위해 25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효성투자개발이 296억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 제23조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0(비상장회사의 경우 100분의 2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 부당한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효성은 효성투자개발이 갤럭시아를 부당 지원하게 했고, 조 회장과 당시 효성 회장이었던 조 명예회장까지 관여됐다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 30일 갤럭시아는 120억원의 무기명식 전환사채를 1차 발행한 데 이어 2015년 3월 30일 2차로 13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효성투자개발은 ㈜효성의 종속기업인 하나에이치에스제이호와 ‘총수익스왑계약(TRS)’을 체결하고 갤럭시아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효성투자개발은 해당 전환사채에서 비롯된 이익·손실분을 향유하기로 해 사실상 위험부담을 보전하기로 했다. 또 전환사채의 권면총액보다 높은 액수를 담보설정액으로 정해 토지와 건물을 담보물로 제공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는 "효성투자개발이 TRS를 통해 갤럭시아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사실상 인수했다"면서 "전환사채를 ‘형식상’ 인수한 하나에이치에스제이호에게는 담보를 제공함으로써 부당지원을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효성투자개발이 제3자인 하나에이치에스제이호를 이용해 갤럭시아를 우회적인 방법으로 지원함으로써 특수관계자에게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면서 "이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 2를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성 측은 정상적인 투자라는 입장이다. 현재 효성은 공정위로부터 받은 심사보고서에 대해 내부적으로 관련 의견서를 작성하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은 전환사채 발행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불법적인 요소가 없으니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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