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자업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정보·분석 자동화 기술 관련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가전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고가 TV 등 신제품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에도 미국과 한국 휴대전화 제조 회사에서 출시할 신제품, 이와 관련한 핵심 부품 수요 등으로 전자업계 실적은 양호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처리를 위한 센터가 구축되고 있으며 개별 기기에 대한 '지능화' 추세가 뚜렷해 다량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부품인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여지가 상당하다는 게 업계 측 분석이다. 

비메모리는 중국 업체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분야로 향후 경쟁 강도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그렇지만 중국 제조업체의 발전 속도가 예상 만큼 빠른 편이 아니어서 당분간 위협적인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이들은 오히려 중국에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설비 업체 쪽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기도 했다.

다만 반도체 분야에 전 세계적인 투자가 진행되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세계 반도체 업체에서 올해 908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연초 전망치 723억 달러 대비 25.6%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내년 초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며, 국내외 업체들이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겨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내년에 산업군 내 무게 중심이 액정디스플레이(LCD)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쪽에 좀 더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LCD 쪽에서는 중국 업체에서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게 주된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도 제품의 근본적인 질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업황 개선이 요원하다는 취지다.

이에 반해 OLED와 관련해서는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이 방식은 다르지만 중소형 또는 대형 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휘는 형태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보고 있다.

외국 제조업체와 기술 격차가 커 고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가전제품 가운데 텔레비전(TV) 시장은 전반적으로 저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화질, 고부가 부품을 적용한 국내 업체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 또한 퀀텀닷디스플레이(QLED)를 적용한 제품을 통해 고부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늘리려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또 세탁기,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에서도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일정 규모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확대, 가격대가 높지만 기능적으로 개선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다만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조를 취하는 국가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국내 업체 브랜드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 여부가 논의되고 있어 향후 삼성·LG 등 주요 제조사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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