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타운 화재 초기대응 부실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제천 화재 사고 현장
제천 화재 사고 현장

 

소방당국은 주차 차량 견인 조치 때문에 사다리차를 이용한 구조가 늦어졌다고 항변하고 있으니 목격자들은 처음부터 고장 난 사다리차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화재 신고를 접수한 제천소방서는 굴절 사다리차 등 구조 장비를 현장에 급파했다.

목격자들은 같은 날 오후 4시께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굴절 사다리를 이용해 위층으로 대피한 사람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사다리가 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A(67)씨는 "사다리가 펴지지 않아 초기 구조와 진화에 실패한 것"이라며 "뒤늦게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를 불러 건물에 있던 주민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주장은 다르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45% 경사로 사다리를 펴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있어야 했고, 이 때문에 주차된 차량 이동 조처가 필요했다"며 "주차 차량 4대를 견인하면서 늦어진 것일 뿐 사다리차가 고장 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굴절 사다리를 이용한 구조 활동이 늦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쳤고, 엄청난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B씨(56)는 "스포츠센터에 있던 지인의 딸이 화재 발생 한참 뒤 엄마에게 전화해 불이 난 것 같은데 문이 열리지 않아 못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딸은 아직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다. 굴절 사다리를 이용한 구조대원들의 건물 진입 등이 보다 신속했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이유다.

이 서장은 "사다리차의 밸브가 얼어 터져 수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장 때문에 펴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며 관련 의혹을 거듭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1층에서 불이 나 화재에 취약한 건물 내외장재에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인명 피해가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상 8층 지하 1층 연면적 3813㎡ 규모인 이 스포츠센터는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소방대원 459명, 소방차 등 장비 44대를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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