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의 '마이웨이 통합 행보'로 국민의당이 분열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미국에 머무르던 손학규 고문이 21일 귀국했다.

 

손 고문은 대선 기간 바른정당과의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등 바른정당 통합론에 비교적 우호적인 인물로 분류되며, 반대파 의원들에게도 안 대표 사퇴 후 '비대위원장' 카드로 거론돼 왔다.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극한에 달한 상황에서 손 고문 귀국으로 갈등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감이 당내에서 느껴진다.

특히 안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과 바른정당 통합론 전당원투표 카드를 꺼내든 직후 "(손 고문이) 귀국하시면 함께 의논하려 한다"고 발언한 만큼, 안 대표와 손 고문이 통합 로드맵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룰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 대표 측은 손 고문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바른정당에 말을 해뒀으니 통합을 추진하면 된다"고 당부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손 고문과 안 대표 간에 '바른정당 통합론' 사전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손 고문 측은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한 공식적인 코멘트는 삼가고 있다. 손 고문 측근들도 통합론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르다.

아울러 손 고문이 비록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에게 그동안 안 대표를 끌어내릴 '비대위원장' 카드로 거론되긴 했지만, 안 대표가 통합 '마이웨이'를 선언한 이상 실제 반대파와 접점을 찾는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와 관련 "저는 통합을 반대하지 안 대표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발언대로라면 손 고문이 안 대표 대체재로 비대위원장직 등을 수락하더라도 여전히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한 반대는 지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손 고문에게도 바른정당 통합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가름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지난해 10월 정계복귀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버렸지만, 국민의당 합류 이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안 대표에게 패한 뒤 이렇다 할 정치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손 고문 측 인사들이 서울시장, 경기지사 등 지방선거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국민의당 내홍 수습'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느냐가 향후 손 고문의 정치적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