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가 1.9% 오르면서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기후 불안으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급등한 탓이다. 

 

장바구니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더 큰 폭인 2.5% 올라 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2012년 2.2%를 기록한 이래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부의 전망치(1.9%)와 같고,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보다는 0.1%포인트 낮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2.2%를 기록하고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1.3%에 머물다가 2015년 사상 최저치인 0.7%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1.0%) 다시 1%대로 복귀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5.5% 올라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2011년 9.2% 이후 최고였다.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은 1.4%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0.46%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는 2012년 2.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2.0% 올라 전체 물가를 1.09%포인트 견인했다. 외식, 교양·오락·문화 등 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개인서비스 물가가 2.5% 뛴데다 집세(1.6%)와 공공서비스(1.0%)도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반면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기·수도·가스는 1.4% 하락해 전체 물가를 0.06%포인트 끌어내렸다.

장바구니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더 큰 폭인 2.5% 올라 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식품은 3.3%, 식품 이외는 2.0% 각각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와 신선과실이 각각 5.5%, 15.0% 오르면서 6.2% 급등했다. 전년의 6.5%보다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9%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변동 효과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 1999년(0.3%)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1.5%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해 물가는 7~9월(폭염·폭우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석유류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지난 8월 2.6%를 고점으로 9월 2.1%로 낮아지고선 10월(1.8%)과 11월(1.3%)에 1%대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와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동월 대비 각각 1.6% 뛰었다. 반면 신선식품지수는 3.9% 내렸다. 

근원물가지수와 OECD 기준 근원물가가 각각 1.5%씩 올랐다. 

통계청이 올해 처음 내놓은 1인 및 고령자 가구의 물가지표를 보면 전체 가구보다 물가 변동에 덜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의 물가 상승률은 각각 1.7%, 1.8%로 전체 가구 물가 상승률(1.9%)보다 낮았다.  

그러나 2011~2017년 평균 물가 상승률로 보면 1.9%로 전체 가구의 1.8%보다 높게 나왔다. 

김 과장은 "전반적으로 1인과 고령자 가구(가 느끼는 물가 상승률이 일반 가구보다) 높지만 올해만 (유독) 낮게 나타난 것은 연간 상승률이 높은 경유, 휘발유, 달걀, 오징어 등의 품목에 대한 자가기여도가 더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내년에는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으로 올해보다 낮은 1.7% 상승이 예상된다"며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수급·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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