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우리 모두의 복이다

홍승구 흥사단 전 사무총장
홍승구 흥사단 전 사무총장

민주주의가 복이다.

 2018년 첫 아침이 열렸다. 우리는 새해 첫 만남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서로 나눈다. 그런데 복이 뭘까? 일단 좋은 것 같기는 한데 구체적으로 복은 사람마다 다르니 우리 사회의 복에 생각해 보자.

 복은 개인적인 것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것이 있을 것이다. 이를 개인적인 복과 공공적인 복으로 부르기로 하자. 개인적인 복으로는 돈, 건강, 취업, 입학, 승진 등 각자 희망하는 것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그러면 공공적인 복은 무엇일까? 며칠 전 송년회에서 후배가 내게 물었다. "선배님 올해 제일 기쁜 일은 무엇입니까?" 무능하고 부패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것이라고 답하자, 이어서 "그러면 제일 슬픈 일은요?"하기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파면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후배가 "그러면 선배는 개인적인 일은 없었네요"라고 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공적인 복은 ‘나라다운 나라’에서 사는 것이 아닐까? 2017년은 우리  역사, 특히 민주주의 역사에서 새로운 장이 열린 해였다. 주권자인 국민을 배반하고 공권력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던 권력자를 쫓아내고 구속시키면서 권력이 국민에게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초대 독재자 이승만은 대통령에서 물러나 외국으로 도망갔고 2대 독재자 박정희는 부하가 사살했으며 3대 독재자 전두환은 잠시 구속됐으나 당당하게 활보하고 있으니 독재자를 제대로 처벌한 역사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에 독재와 무능을 겸비한 박근혜를 파면하고 구속했으니 제대로 된 처벌을 하는 셈이다. 처벌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벌은 재발을 방지하는 기능 때문에 필수적이고 중요하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

민주주의는 우리 모두의 행복,

2018년 복을 누리는 나날을 기대

재작년 가을부터 (10월 29일) 작년 봄(3월 11일)에 이르기까지 5개월 동안 우리는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외쳤다.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촛불은 우리에게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하나는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광장의 민주주의를 생활 속 민주주의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광장에서 우리가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것은 함께 하는 동료가 있어 권력의 힘에 맞설 수 있기 때문이다. 광장은 열려 있고 함께하는 동료가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지만 일상은 닫혀 있고 개인은 고립되어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함께 하는 동료가 없다면 자본권력, 공권력, 언론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상생활에 주권행사의 광장을 마련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함께 할 동료를 찾고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개인의 분노는 우리의 희망이 되고 권력은 권력자의 것이 아니라 주권자의 것이 된다.

생활 속에서 개인이 아닌 우리가 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복을 받는 것이며 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복을 나누고 복을 누리는 2018년 새해이길 간절히 기대한다.

2016년 12월 광화물 촛불시위. [돌직구뉴스 DB}
2016년 12월 광화물 촛불시위. [스트레이트뉴스 DB}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