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신생아 사망 유족들은 19일 신생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이대목동병원 정혜원 병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과 관련,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태수습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사태를 책임져야 할 병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총체적 부실의 책임이 있는 당사자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은 이대목동병원과 이화여대 측의 사태 인식이 너무나 안일하며 쇄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경영진이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후임자 임명에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수습을 책임져 온 정 병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다'는 학교측의 설명은 부실한 의료시스템을 그대로 방치하고 무능한 경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아무런 명분도 설득력도 없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는 유가족과 국민, 직원들을 우롱하는 행위이며 극심한 실망과 분노를 안겨줄 뿐이다. 이화여대 개혁 총장이 해야 할 일은 정 병원장 힘 실어주기가 아니라 이대목동병원 사태 해결과 근본 쇄신"이라면서 "신뢰를 잃은 정 병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에서 사퇴하고 경영진, 의료진, 노동조합 3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정 비상대책위원장 퇴진운동을 전개한다. 

유족들은 정치적 쇼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한 입장이다. 여론을 의식해 일선에서 물러나는 척 하면서 뒤로는 비대위원장을 맡고 병원 내에서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인적 쇄신과 책임 통감을 표방했지만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 병원장은 책임을 지시겠다면 깨끗이 물러나야 한다. 아니면 병원장의 주장대로 사건을 본인 손으로 마무리하겠다면 병원장직을 유지하면서 사태를 수습한 후 물러나라"며 "마치 한편의 블랙 코메디를 보는거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17일 심봉석 의료원장과 정 병원장을 포함한 병원 전 경영진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의료원장과 병원장, 진료부원장, 연구부원장, 교육수련부장, 기획조정실장 등 총 교수급 7명이다.

그러나 정 병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유족들도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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