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KEB하나 JB광주 BNK부산 등 CEO 용퇴 주목

행원 뒷문 채용으로 거취논란을 야기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행원 뒷문 채용으로 거취논란을 야기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지난해 우리은행 신입사원 채용 특혜 의혹으로 금융권에 불어닥친 인사 비리 문제가 최고경영자(CEO) 거취 문제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채용비리가 적발된 은행에 대해 기관장 해임 권고 등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상 초유의 무더기 경영 공백 사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채용비리와 관련해 전방위적 검사를 벌여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JB광주은행,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을 감지해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특히 지난해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이들 은행의 최고 경영자들 역시 거취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경에 내몰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2018년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금융회사 채용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회사 이사회에 CEO와 감사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금감원은 금융회사 임원에 대해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제재를 내릴 수 있다.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을 경우 금융위가 최종 결론을 내린다.

구체적으로 금감원이 밝혀낸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등 금감원이 밝혀낸 채용비리 정황만 22건이다.

해당검사에서 KB 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의 조카가 채용비리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 당시 윤 회장의 조카가 서류전형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으로 최하위권 이었지만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시켰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측은 “이 직원은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의해 채용된 것”이라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 측은 윤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 결과 채용비리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금감원의 중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해당은행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채용비리가 사실로 드러난 은행의 경영진을 엄중 조치하겠다고 한 만큼 중징계가 유력하다.

이 경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채용비리 당시 광주은행장을 겸임했던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 박인규 DGB금융 회장이 징계 대상이 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관련자 중징계와 최고경영자의 징계라는 칼을 빼든 만큼 직접적으로 연루된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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