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석방 후폭풍'…'3·5법칙'·'짜맞추기' 규탄 확산
'李석방 후폭풍'…'3·5법칙'·'짜맞추기' 규탄 확산
  • 이태희 기자
  • 승인 2018.02.0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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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36억원을 인정하고도 집행유예를 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판결에 대해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재벌 비호를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한 판결"이라고 규탄했다.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 규탄 긴급 기자 간담회에서 김남근 민변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 규탄 긴급 기자 간담회에서 김남근 민변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는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판결 규탄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전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성 승계작업 및 관련 묵시적 청탁에 대해 1심과 달리 인정하지 않았다.  

또 1심에서 삼성이 현안 해결 대가로 승마 지원,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건넸다고 판단한 89억여원 가운데 36억여원만 뇌물로 봤다. 

정연순 민변 회장은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은 겉으로 유죄 형식을 갖춘 듯 보이지만 삼성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탁해 벌인 국정농단에 완전한 면죄부를 내려줬다"며 "모든 범죄에 무죄를 선고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항소심 재판부의 법리, 최종 판단, 양형 모두 그릇됐다"며 "수십억대 뇌물을 바친 국정농단 주범이 풀려났는데, 뇌물액수 1억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구속되고 실형이 선고되는 수많은 사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재벌 봐주기'를 위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액수를 축소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재벌 총수가 실형을 면하도록 3년 이하 징역과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이른바 '3·5법칙(징역 3년·집행유예5년)'을 적용하기 위한 짜맞추기 판결이라는 지적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한 부분만 놓고 봐도 뇌물공여와 범죄수익은닉의 액수가 36억원을 넘고 국회에서의 위증과 횡령 등이 있다"며 "그런데도 어떻게 실형을 면하면서 종래의 3·5법칙에 유사한 형이 선고될 수 있는지를 도저히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남근 민변 부회장은 "말과 차량에 대한 임대수익을 사용이익으로 본다면 법원이 감정을 통해서 평가할 수 있지만, 항소심은 재산적 가치 판단이 어렵다면서 횡령금액을 36억원으로 줄였다"며 "사실상 양형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판단했다"고 의심했다.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르면 횡령액이 50억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실형을 선고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안종범 수첩, 김영한 업무일지 증거 능력 부정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업무를 위해 쓴 일지는 증거능력을 특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이를 증거로 인정한 다른 사건 판례와 배치돼서 대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부회장 뇌물 사건에서 삼성 승계작업을 부정하고, 정경유착은 없었다는 항소심 판단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변호사 "이재용을 위한 승계 작업이 없었다면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합병보고서까지 조작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안기는 합병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설명할 수 없다"고 논박했다. 

문형표 전 이사장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문 전 이사장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를 지시한 정황을 판결문에 적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 부회장은 일방적 피해자가 아니며 국정농단 사건은 각자 사적 이익을 채우기 위해 정치권력과 금력을 이용한 범죄"라며 "사법부 전횡이 거듭될 수 없도록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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