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 대우건설 인수 포기./사진=돌직구뉴스DB
호반, 대우건설 인수 포기./사진=스트레이트뉴스DB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해외건설사업 부실'이라는 돌발변수에 인수를 포기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정도가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이 전날 공시한 4분기 실적에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잠재 손실이 반영된 것을 파악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놓고 단독 응찰했으나 대규모 부실이 뒤늦게 파악된 것이다.

공시 전까지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도 4분기 국외 손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여러 해외 현장 중 대규모 손실이 모로코 한 곳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금 보유능력이 탄탄한 호반건설도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호반건설과 대우건설이 아직까지 양해각서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 인수를 포기해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

호반건설은 이날 최종 인수 중단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이날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매각 중단을 두고 그동안 산업은행의 매각 진행 과정에 불만을 제기해 온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일단 산업은행의 졸속 M&A로 초래한 사태라고 규정,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김우순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호반건설은 앞서 다른 기업의 매각때도 수차례 치고 빠지기를 한 전력이 있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밀실 매각을 진행한 것은 산은의 책임이 크다"며 "이번 모로코 해외건설 부실도 산은의 경영 아래에서 수주했던 사업장으로 관리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국 시공능력평(시평)가 13위인 호반건설은 지난달 31일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평 3위인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채권단 보유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