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대한 후속조치가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GM 본사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선 반면 야권은 정부의 긴급대책 마련을 주문하며 정부의 '실정론'을 제기하고 있는 양상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한국 GM 대책 TF'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홍영표 TF 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GM과 논의하겠지만 본사만 배불리는 문제에 대해 한국 GM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페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페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것을 전제로 고용안정과 지역경제를 위해 한국정부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글로벌 GM의 오직 돈만 버는 전략에 의해 한국 GM이 희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부품가격이 30~40%가 높다든가 엄청난 기술 자문료를 미국에 준다든가, 최근에는 2조 7천억원 본사 부채의 이자율을 5%까지 높여서 한국 GM의 부실을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때 미국에서 파견한 소위 ISP(외국인 임직원)가 300명에 도달했다"며 "전세계 어느 다국적 기업도 현지에 직접 이렇게 많이 파견한 경우는 없다. 지금 100명 정도로 줄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고비용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 'GM 대책 TF'는 이날 우원식 원내대표가 주제로 한국 GM 협력업체와의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무대책을 비판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GM의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 GM 자체가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코리아 엑소더스(탈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대책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라며 "산업부는 한국 GM공장 모두 폐쇄 시 3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 15만6000명이라고 했다. 그럼 15만명은 괜찮다는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한가롭게 올림픽 경기를 볼 게 아니라 국민이 마음 편하게 평창올림픽을 보도록 하는 게 대통령의 몫"이라며 "쇼통에 능통한 문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위기상황에 대한 관리 능력을 찾아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 권역에서의 주도권 잡기에 나선 바른미래당은 이날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가 나란히 전북을 찾아 "(군산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및 고용재난특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에서 "GM 군산공장 근로자 및 협력업체의 단기 고용안정을 위한 세제, 실직자 재취업, 사업 다각화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이번 GM공장 폐쇄는 GM 본사의 탐욕과 금융감독 당국의 방관, 정권의 무능이 빚어낸 일자리 대참사"라고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이 핑계 저 핑계로 남 탓하지 말고 선제적 대응으로 군산 지역 일자리 살리기 총력 대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유 대표도 "문재인 정부와 산업은행은 즉각 대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실사에 나서서 GM의 경영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아울러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같은 관련 상임위를 즉각 개최해 GM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뤄야 한다"며 "과도한 R&D 비용이나 본사의 고금리 대출을 실사하고 관련 자료를 다 받아보고 이 문제에 대해 따져야 한다"고 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도 '서민경제 회생을 위한 여야정정책회의'를 제안하며 가세했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금을 놓치면 지방선거 전까지 경제정책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오후 당 지도부가 GM 군산공장 노조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GM 군산공장폐쇄 특별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영 의원도 이날 긴급토론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GM의 일방적인 한국 철수 발표로, 군산 GM 노동자와 그 가족,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가 폭탄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한 뒤, "한 푼이라도 더 빼앗겠다는 미국 정부의 탐욕은 결국 우리 국민의 민생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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