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8개월 동안 서울 한강이남 11개구 평균 전셋값 2525만원 상승

서민 주거 안정을 기치로 내걸은 문재인 정부 집권을 했지만 전셋값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서울 한강이남은 월급쟁이가 월급분 만큼 전셋값이 올랐다. 과잉수요를 막을 수 없다면, 이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체지 찾기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강남 주택 매매시장에 대해 편집증적 반응을 보이며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전세시장은 상승세를 속수무책으로 방관하는 분위기다.

1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2439만원에서 4억4456만원으로 올랐다. 월평균 229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강이북 14개구가 월평균 128만원 올랐지만, 한강이남 11개구 아파트 전셋값이 315만원이나 급등했다. 지난 5월 4억9022만원이었던 평균 전셋값은 5억1547만원이 됐다. 역대 최고가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서울 한강이남11개구 평균 전셋값 추이(자료=KB국민은행)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서울 한강이남11개구 평균 전셋값 추이(자료=KB국민은행)

 

월평균 315만원은 월급쟁이의 한달 월급을 고스란히 넣어야 감당할 수 있는 액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까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총액을 조사한 결과 1인당 월평균 소득은 347만이다.

한강이남 자치구 전셋값은 지방도시의 아파트 두채 값에 육박한다. 지방5대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6734만원이다. 가장 비싼 부산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는 2억9477만원이며, 대구도 2억8756만원으로 3억원이 되지 않는다. 나머지 지방도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억8463만원이다. 서울 한강이남 전셋값이면 두 채를 사고도 돈이 남을 정도의 격차다.

고가의 전셋값에도 한강이남에 입성하기 위한 수요는 차고넘친다. 한강이남 11개구의 전세수급지수는 143.2다. 수도권 평균 지수인 114.3을 크게 뛰어 넘는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 이내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국토부는 임대차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강남수요 억제와는 거리가 있다. 보편적 무주택서민을 위한 단순 공급량 확대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대치동 T공인 대표는 “강남 거주 수요는 타지역과 다른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억누르기가 쉽지 않다”며 “명문고가 몰려있고, 학교 외 학습열이 높은 우수학원도 밀집돼 있다. 인맥과 학연·지연이 통하는 우리 사정상 고급 커뮤니티는 돈으로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 거주 수요를 위한 주택 공급이 제한적이고,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다 해도 장기 사업임을 감안하면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공급이 제한적인 강남에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의 집을 짓기는 현실가능성이 낮다”며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교통과 학군 개선 등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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