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상에 문화예술계의 성추행과 성폭행 등에 관한 폭로 글이 쏟아지는 등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 중이다. (돌직구뉴스 DB)
SNS 상에 문화예술계의 성추행과 성폭행 등에 관한 폭로 글이 쏟아지는 등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 중이다. (
   스트레이트뉴스 DB)

문화예술계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성추행·성폭력 폭로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문화예술계의 민낯이 결국 세간에 드러나고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연극계에서는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이어 또 다른 거장도 성추행 의혹도 휩싸여 있다. 황이선 연출가는 2002년 유명 예술대 극작과 재학 시절 '연극계 대가'이자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최근 페이스북에 폭로했다. 

유명 연출가·배우 속속 거론…각계 '권력' 폭로
번지는 미투운동, 수직구조 깨는 출발점 되나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한 고깃집에서 같은 연극계 대가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적었다. 그는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 제목을 적어 연출자가 누구인지 추측하게끔 만들었다. 

해당 연출자가 속한 극단은 극단 자체에서 아직까지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 연출자는 연극계에서는 이 전 감독의 명성을 뛰어 넘는 인물로, 그의 성추행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연극계에서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성추행 또는 성폭행과 관련 오르내리고 있다. 벌써 각종 연극 단체에서 이름이 배제된 이윤택 전 감독은 연이어 연극계에서 퇴출당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도 최근 회의에서 이 전 감독을 제명 조치했다. 한국연극협회는 역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지방 연극 단체 관계자 역시 제명했다. 

TV와 영화 기반의 대중문화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20일 배우 조민기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으나 소속사는 부인하고 나섰다. "명백한 루머"라면서 성추행 논란으로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연극계는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오프라인 모임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대학로 극단 고래의 연습실에서는 관련 모임이 열리고 있다.

해당 모임에 참여 중인 연출가인 설유진 극단 907 대표는 "연극계에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을 겪은 피해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믿을 수 있는 폭로를 위한 위로를 위한 창구가  없다"면서 모임이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를 넘어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유명 인사들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배우 김지우는 자신의 SNS에 "17세 때부터 방송일을 시작하면서 오디션에 갈 때마다 혹은 현장에서 회식자리에서 당연하듯이 내뱉던 남자, 여자 할 것 없는 '어른'들의 언어 성폭력들을 들으면서도 무뎌져 온 나 자신을 36살이 된 지금에야 깨닫게 됐다"며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 하겠다) 운동을 지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로글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내용에는 사실이 정확하지 않은 내용도 섞여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피해자가 이름이 노출돼 신상에 위협을 받는 등의 2차 피해 등을 막기 위해 가명 등을 사용했음에도, 구체적인 신상을 노출시키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성추행 논란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퍼지자 정부와 문화예술단체가 미투 예방과 여성 인권 보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 및 체육 분야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계 명망 있는 인사들이 성추행에 이어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만큼 우선 작년 진행한 문학·미술 분야와 영화계를 대상으로 한 시범 실태조사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주요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예술계도 총비상이다. 한국예총은(회장 =하철경)은 지난달 28일 정기총회’에서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태 고발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예방대책을 촉구하는 다짐대회를 갖었다.

하철경 회장은 "예술을 빙자한 일부 인사들의 행태는 어떠한 변명과 설명도 필요 없는 추악한 범죄행위이다”며“법과 원칙에 따라 엄벌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예총 대의원들은 예술문화계의 다짐을 선언했다. 문예총 관계자는 "예술문화계의 미투(Me Too)운동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예술문화 활동에 있어서의 윤리적 가치관과 건전한 창작활동 보장, 예술문화계 성폭력 추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페이스북 미투 운동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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