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처음으로 145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은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탓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지난해 말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급증으로 1450조 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08조 4000억원(8.1%) 증가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구당 평균 부채는 7432만원으로 지난해 처음 7000만원에 넘어섰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3076만원)과 비교해 약 15년 만에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가계 빚 연간 증가액은 2012년 47조 6000억원, 2013년 55조 2000억원, 2014년 66조2000억원, 2015년 117조 8000억원, 2016년 139조 4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소득증가율에 비해 높은 수치다. 최근 3년간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평균 5%였는데, 가계부채 증가율은 이보다 높은 8% 수준을 밑돌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은 1370조 1000억원으로 지난해 100조 3000억원(7.9%) 증가했다. 전년(131조 9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는 가계부채 폭증의 주범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든 탓이다.

예금은행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21조 6000억원 늘었다. 전년 증가액 40조 8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기타대출은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19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 6000억원 증가했다. 전년(12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를 통한 신용대출은 5조 5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 주택거래와 입주 관련 부대비용 수요, 월세·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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