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 마진 확대로 잇속 챙겨...예금 금리는 찔끔

지난해 국내은행의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지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로 인한 예대마진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11조 2000억원으로 전년(2조 5000억원)대비 8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14조 4000억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시중·지방·인터넷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당기순이익이 8조 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원 늘었다. 특수은행은 2조 80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이자로만 거둔 이익이 37조 3000억원으로 전년(34조 4000억원) 대비 2조 9000억원 늘었던 까닭이다.

이자이익 증가는 예대금리차 확대에 따른 순이자마진(NIM)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난해 대출금리(평균 3.23%)에서 예금금리(평균 1.20%)를 뺀 예대금리차는 2.03%로 2016년(1.95%)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채권 등 유가증권 이자까지 더한 NIM은 1.55%에서 1.63%로 0.08%포인트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미국 상업은행의 절반 수준”이라며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 시장금리가 단기 시장금리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대출금리가 장기시장금리의 영향을 받아 예대마진의 차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는지 모니터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개선된 NIM에도 불구하고 점포 축소를 강행해 인원감축을 하거나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업계 노조 한 관계자는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을 11만1000명으로 4000명(3.5%) 줄였다”며 “이에 임직원 1인당 순이익은 1억1천만원으로, 전년의 5.5배가 됐는데 표면적으로 개선된 이익을 성과급으로 지급해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성과급을 지급한 행태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보다 예대마진을 늘려가며 점포 축소에 따라 인원감축을 하고, 그렇게 생긴 이익을 나누는 모습에 ‘땅짚고 헤엄치기’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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