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부모집에 얹혀살거나 경제적으로도 의존하는 자식들이 많아지고 있다. '애 어른' 같은 자녀를 부모가 모시고 사는 셈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에 자녀 양육까지 맡기는 '스크럼족'까지.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로부터 부양받지 못하고 오히려 평생 자식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부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는 지난해 전체 가구의 33.6%로 가장 많았다. 서울의 미혼 청장년층 57.8%는 3인 이상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나이 들어 일하는 부모도 많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자녀와 동거하는 60세 이상 고령자 중 34.2%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자녀 또는 친척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23%에 그쳤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벌어둔 돈으로 먹고산다고 답한 고령자는 66.6%에 달했다. 특히 근로 또는 사업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답변이 54.4%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부모 곁에 얹혀사는 자녀를 끌어않기 보다는 과감히 독립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9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사는 한 노부부는 소비자 모임인 아디코(Adico) 소속 변호사를 통해 아들에게 집을 나가라고 통보했다. 

당시 41세였던 아들은 일자리가 있었지만 부모 집에서 살고 있었다. 노부부는 아들을 부양하면서 괴로웠다면서 6개월 이내에 독립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편지를 변호사를 통해 보냈다. 

이상건 미리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양대 위기와 맞물린 저출산, 실업난 등으로 청년과 중장년의 생활이 급변 중이다"면서 "캥거루족  문제는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야 하나 가정의 경우 트윈케어와 니트족 자녀가 현안을 해결하려는 대화와 소통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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