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대북특사단 방북]
문재인 대통령 친서 전달…"일정 순조롭게 진행" 
김정은 위원장과 회동…'비핵화·북미대화' 초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파견이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될지, 북미 간 공식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특사단은 지난 5일 오후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을 통해 서해 직항로로 방북했다.

특사단에는 대미 전문가인 정 실장을 비롯해 대북 전문가인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꾸려졌다.

대표단은 이날 비행기 기내에서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북측 순안공항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맹경일 통전부 부부장이 마중나와 특사단을 맞이했다.

특사단 일행과 리선권 위원장, 맹경일 부부장 등은 순안공항 귀빈실에서 10분간 환담을 나눈 뒤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해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측의 영접인사 면면이나 경호, 숙소준비상황 등으로 볼 때 북측이 남측 대표단 환대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특사단이 전해왔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1박 2일 방북 일정으로 평양에 머물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접견과 만찬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북이 이번 사절단 파견만으로 핵 문제에 대한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저기다. 이에 따라 이번 특사단이 남북관계 개선 문제와 함께 북미 간 공식 대화 창구 마련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위원장 왼손에 친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고 있으며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여정이 뒤에 서 있다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 남쪽 인사가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남측 인사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위원장 왼손에 친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고 있으며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인 김여정이 뒤에 서 있다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 남쪽 인사가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남측 인사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번 특사단 파견에 앞서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대북 특사 파견 문제를 협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한에 전할 메시지를 조율한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대화 재개의 핵심인 '비핵화'에 대한 공통된 입장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 역시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상황에서 당장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비핵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의미한 메시지가 있다면 북한과의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정 실장이 이번 방북 직후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부분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미 연합훈련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로 훈련을 연기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긴 했지만, 늦어도 다음달께 훈련이 시작될 예정인 만큼 북한 측이 이 부분을 문제로 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 측의 대북 특사단이 방문한 날인 5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용납 못할 도전'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트럼프패거리들이 대조선제재강화책동에 전례없이 광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제라도 저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새겨보고 이성 있게 처신해야 한다"며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해상봉쇄'니, '자금줄 차단'이니 하며 자주권을 침해한다면 강력한 대응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사단은 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특별기를 타고 평양에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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