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ㅡ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집값상승 '쐐기'…수급 불균형 부를수도
[전문가 좌담ㅡ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집값상승 '쐐기'…수급 불균형 부를수도
  • 한승수 기자
  • 승인 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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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 반포주공, 압구정 현대, 목동 ... 재건축 예정 아파트다. 낡은 모습에도 가격은 수십억원이나 실제 거주하는 소유주는 많지 않다. 집주인도 살려고 하지 않는, 겉으로는 낡은 아파트이나 시장에서는 가장 좋고 비싼 아파트로 그려진다. 

고공행진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는 주택매매시장을 선도하는 대장주로 자리, 선망이자 질시의 대상으로 각인 중이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전방위 대책을 제시한 정부는 급기야 집값 상승의 진원지,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안전진단에 메스를 가했다.  <편집자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전격적인 안전진단 강화의 후폭풍이 거세다. 재건축을 목전에 둔 목동 등 재건축 예정단지는 지자체 선거에 집권 여당의 낙선운동에 착수하는 등 안전진단 강화는 일파만파다.돌직구뉴스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 안전진단 강화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개별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지상좌담에는 권순형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위원,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남영우 나사렛대 국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허명 부천대 부동산유통과 교수가 참여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지상좌담 참석자 (돌직구뉴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한 전문가 지상좌담 참석자 (스트레이트뉴스)

-정부가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 대해 안전진단 강화 배경은?

▷권순형 연구위원 :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되돌리려고 하는데 반발이 심해 안전진단을 강화한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공동주택은 기본적으로 60년을 사용할 수 있게 짓는데 3분의 2가 경로된 것을 불량건축물로 판단한다.  보수 정권에서 재건축 가능 연한을 30년으로 단축한 것은 이를 무시한 것이다. 새 정부가 비정상적인 재건축 연한 단축을 정상화시키려 했으나 저항이 만만치 않자 우회수단을 쓴 것이다.

▷김준환 교수 : 강남재건축 과열과 재건축 과열로 인한 강남집값 급등하며 주택시장 가격 안정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선도주인 재건축 시장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남영우 교수 :  이번 안전진단 강화는 2015년도에 대폭 완화된 구조부분을 원위치 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강남지역과 목동지역 주택들의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안전진단 단계가 무의미해질 경우, 재건축이 일시에 진행될 우려가 있어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허명 교수 : 주택가격의 상승을 유발하면서 주택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지적되는 재건축 시장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재건축 사업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통과 기준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재건축 연한을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고민하였으나, 안전진단 통과 기준을 높이는 것이 더욱 강력한 규제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는 재건축 연한을 채운다고 해도, 건축물 구조상 위험이 없다면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권 : 2000년대 초반 재건축은 안전진단 기준이 느슨했다. 그런데 참여정부 당시 강남지역에 주택가격이 문제가 생기니까 이를 강화했다가 앞 정부에서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했다. 이번에 다시 구조안전을 강화한 것이다. 원칙적인 기준에서 보면 맞는 것이다. 이전 정부가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완화한 것이다. 안전진단 강화로 사업추진에 타격을 입을 곳은 목동신도시다. 구조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행 재건축 규정 상 추진연한이 넘었다고 하더라도 무분별하게 재건축을 진행되는 것은 힘들게 됐다. 정부가 노리는 것도 그거다.

국토부는 집값 상승의 근원지인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안전진단을 강화, 지난 5일 시행에 들어갔다.[돌직구뉴스 DB]
국토부는 집값 상승의 근원지인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안전진단을 강화, 지난 5일 시행에 들어갔다.(스트레이트뉴스 DB)

▷남 : 최근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강남과 목동지역의 재건축사업에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구조문제가 어느정도가 되어야 재건축이 가능할 것인지를 관망하는 기간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 단지에비해서 실질적으로 시설이 노후화되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단지에서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다.

▷허 :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시장 규제 제도에 의하여 단기적으로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거나 거래량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침체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 미지수다. 중장기적으로는 희소해진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올라가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노무현 정부도 현재와 유사한 재건축 시장 규제정책이 있었지만 가수요를 억제하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는 되레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함으르써 투자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의 연속성이 결여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재건축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재건축 불패 신화’가 거론될 소지도 크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로 나타날 부작용은?

▷김 : 건축연한에 미달된 단지 중 시설이 매우 노후화되거나 주차장 문제가 심각한 단지의 경우 사업지연으로 주민 불편이 야기할 수밖에 없다.

▷남 :  안전진단 중 구조안정성 기준이 너무 엄격하면 재건축사업 자체가 진행되지 않게 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노후주택의 경우 적정수준의 재건축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신규물량 공급효과를 가져오는데 너무 사업물량이 적을 경우, 서울지역 내 공급축소효과가 발생하고 이미 재건축이 실행된 아파트의 가격이 더 상승할 수 있다. 

▷허 : 재건축 규제 강화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풍선효과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 주택시장은 잠깐 숨을 고르면서 조정되었다가 다시 오르는 계단식 상승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을 야기할 수 있다. 시중 여유 투자자금은 규제 대상인 재건축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 현재 반사이익으로 재개발,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 입주를 시작한 신규 주택들이 주택시장의 가격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강북지역 재개발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으며, 강북지역은 도심 접근성이 좋고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하고 있다. 이에 단독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용산ㆍ마포ㆍ은평ㆍ서대문구 등 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목동신도시 재건축 소유자들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반대 시위현장 (뉴시스0
목동신도시 재건축 소유자들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반대 시위현장 (뉴시스)

-서울 주택시장의 선도주인 재건축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시장에 나타날 변화는?

▷권 : 매매가 더 올라갈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에 세금 강화했을 때 똘똘한 놈 한 채만 가지자는 행동반응이 나왔다. 최근에도 주택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니까 강남 중대형 아파트로 선호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전세가격을 좀 봐야 알 것 같다. 주택시장 가격 변화는 전세값 먼저 움직인다. 주택도 투자의 대상이지만 현금 캐시플로어를 가지고 있는 투자 자산이다. 현금흐름이란 측면에서 보면 전세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현금흐름의 악화를 의미한다. 주택시장은 최근 임대시장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약세 추이가 확대 중이다. 전세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매매는 동결되거나 낮아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재건축 때문에 움직인다 이런 건 아니다.

▷김 :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가격상승이 꺾일 듯 강남의 신축아파트의 가격이 풍선효과로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듯하다.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강남의 재건축 단지의 사업추진 지연으로 가격 하락예상 강남이외 목동 등 지역의 재건축 사업도 지연으로 가격하락 예상 재건축 시장 전체의 침체 가능성이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 이주수요 및 멸실주택이 줄어 전세시장은 안정화 될 듯 최근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은 전세가  하락이 예상된다.

▷남 : 매매시장에서는 일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재건축아파트의 매매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는 투자를 위한 매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건축이 어려울 경우 수선을 하는 주택이 증가하여 실수요자의 경우 같은 단지에서도 수선여부에 따라서 가격이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이 어려울 경우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주택의 전세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단기적으로는 전세가격을 안정시킬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신규주택의 공급이 감소하므로 가격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

▷허 :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양도세 중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추가 악재요인이 있어, 재건축 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량이 줄고 가격상승률이 둔화되거나 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비자의 신규 아파트 선호현상이 증가하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한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예로써 서울 전세가격 하락의 이유로 서울과 가까운 인근 도시로 주거지를 이동하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재건축 아파트 거래 규제 강화에 이어 안전진단 강화 조치가 발표되면서, 점차 서울 아파트 매매 및 전세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권 : 재건축 문제는 주택 관리의 방법, 수단과도 연결된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가 재건축을 통해서 노후 주택의 관리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30년 만에 재건축을 허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주택공급에서 중요한 아젠다는 장수명주택이다. 주택을 오랫동안 사용해야 한다. 오래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다. 노후된 주택들을 오래 사용할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 리모델링이든 유지관리든 주택을 유지보수해 오래 사용하는 것이 정책에 중요한 전략인데 이런걸 훼손시키는 정책(재건축 연한단축)을 아무렇지 않게 도입했다는 것이다. 실제 재건축 연한을 줄이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상당부분 중단됐다. 주택관리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온 것이다. 사람들은 주택을 유지 관리할 필요가 있느냐를 생각하게 된다. 1기 신도시가 25년 정도 됐는데 왜 주택을 유지관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주택을 유지관리를 안하면 주택 노후화 속도는 더 빨라진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뿐 아니라 재건축 연한 연장도 필요하다.

양천발전시민연대는 정부의 재건축안전진단 강화에 대한 대항 논리로 지진과 화재 발생 시에 대형 사고가 예상된다면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사진은 일본 지진발생으로 지반 액상화로 인해 붕괴된 저층 아파트와 주차난으로 조기 진화에 실패한 화재현장. (양천발전시민연대 자료)
양천발전시민연대는 정부의 재건축안전진단 강화에 대한 대항 논리로 지진과 화재 발생 시에 대형 사고가 예상된다면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사진은 일본 지진발생으로 지반 액상화로 인해 붕괴된 저층 아파트와 주차난으로 조기 진화에 실패한 화재현장. (양천발전시민연대 자료)

▷김 : 재건축이 주거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추진되기보다 투기 및 투자의 목적으로 변질되어 있는 현 상황에서 과거의 규제 정책으로 회귀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단 너무 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고 단지별 특성에 따라 완화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마련해야 한다.

▷남 : 기존의 평가기준 중 비중이 가장 높았던 주거환경은 자의적 판단이 가능할 수 있어 이번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는 합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평가의 비중이 2015년 완화 이전인 40%보다도 더 강화된 부분은 너무 한 평가기준에 치우진 점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안전진단의 기준강화를 절대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재건축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유연성이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구조안전성의 결과를 통해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비용이 낮은 리모델링 사업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허 :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늘리면서, 이명박 정부에서 완화한 것을 원상 복귀한 것이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건물 구조를 제외한 설비, 주차장, 조경, 소방ㆍ내진성능 등이 여러 요인들이 노후화되고 주거환경이 열악하더라도 건물이 무너질 정도가 아니라면 참고 살라는 의미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하여 주거환경, 비용 편익 등의 일부 항목의 평가비율을 소폭 높였지만, 안전진단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무의미해 보인다. 평가 항목의 적정한 비율 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수요를 압박하느라 공급에 소홀하고 있다는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신규 주택 공급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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