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로 시작된 평창올림픽, 국가브랜드 이미지·경제효과 '↑'
달라진 '코리아' 위상…미국 한복판 장악
"국가브랜드와 시너지 위해서는 시장 장악력 강한 소프트웨어 개발 필수"

평창동계올림픽은 '흠잡을 게 없는 게 흠이다"는 호평 속에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세계 스포츠 제전으로 평가받았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은 누구일까?  조직위를 포함한 자원봉사자, 참가 선수, 나아가 전국에서 모아든 우리 국민들이다.  평창은 '세계 최초 5G 올림픽'으로 세계인에게 기억될 전망이다.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에다가 4차 산업 혁명의 요소기술에 앞서가는 대한민국을 세계인에 각인시킨 셈이다.

그 중심에 누가 있는가. 바로 글로벌시장을 누비는 우리 기업들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산업과 경제에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기업을 보유했을 때 국가브랜드가 제고되고 상당수의 강소 기업도 긍정적 국가브랜드에 힘입어 대외 경쟁력을 갖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회준비 미흡 등으로 개막전부터 온 국민의 우려를 샀다.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건물은 대회 이후 방치되는 것이 일반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올림픽=적자’라는 공식을 언제부턴가 전세계 국가들이 공유하면서 개최를 꺼려하게 됐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회 종합순위 7위. 대외적으로는 최근 북미간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독려하면서 양국 화해무드는 물론 남북정상회담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형뿐만 아니라 실속도 갖춘 올림픽이 됐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당초 적자가 예상됐던 평창올림픽은 15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각본없는 흥분과 감동의 드라마가 수익 확보에 큰 도움이 됐으나 글로벌 코리아 기업의 대회 지원과 기술력도 평창 흑자에 숨은 공로였다는 게 조직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우려로 시작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화해무드는 물론 15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남기면서 내외적으로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됐다. 사진은 지난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시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제공.
우려로 시작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 화해무드는 물론 15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남기면서 내외적으로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됐다. 사진은 지난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시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제공.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대회 향후 10년간 직‧간접적으로 64조9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가이비지 제고와 한국 기업 브랜드 인지도 상승, 수출 증대 효과도 총 11조6000억원으로 관측됐다.

이들 뒤에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글로벌기업들의 경쟁력이 필수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수많은 글로벌기업들이 후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 기업 가운데는 삼성과 현대가 각각 500억원에 달하는 ‘공식 파트너’가 됐다.

글로벌 인지도, 일명 국가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한 국가안에 글로벌 기업의 유무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영향력 있는 글로벌 기업을 갖추지 않고서는 강력한 국가브랜드 탄생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브랜드 전문가는 "노키아의 경우 스마트폰을 먼저 만들고도 후발 주자에게 추월, 글로벌 폰 시장에서 퇴출으나 노키아하면 핀란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는 인식이 당시 자리했다"면서 "총소리없는 세계 경제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상위 기업을 꾸준히 양성하고 그 기업들의 긍정적인 대외 이미지로 인해 국가의 브랜드가치가 제고되는 선순환의 정책마련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를 장악한 대한민국

‘빨리빨리’ ‘한강의 기적’ 등 특유의 국민성과 문화로 대표되던 우리나라는 더 이상 정신력만 갖춘 나라가 아니다. 전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G20 회원국으로 성장할 만큼 경제력과 글로벌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세계 500대기업 순위.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세계 500대기업 순위.

최근에는 인터넷 유투브에서 외국인들이 ‘코리아’를 대상으로 음식, 문화 등을 소개하는 방송들이 상당한만큼 과거에 비해 국가적 위상이 상승한 것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의 한복판에서도 이제는 한국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의 중심부 간판은 2000년도 전까지만해도 일본의 ‘소니가’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현재도 세계적인 기업이지만 당시에는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비디오 게임기) 등이 히트하면서 가전제품의 최고봉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삼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성장 속에서 타임스퀘어 중앙 전광판은 더 이상 소니의 전유물이 아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탄생하면서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삼성의 ‘갤럭시’ 광고는 이제 타임스퀘어 중앙전광판의 연례행사가 됐다.

▲"삼성이 일본기업?" 핵심(core)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절실한 현실

지난달 영국의 기업브랜드 컨설팅 기업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약 923억달러(100조원)으로 4위를 기록해 지난해 6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아시아 기업 가운데서는 중국의 공상은행(ICBC‧10위)과 유이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랜드 가치 약 178억달러로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7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업 순위는 지난해 43위에서 79위로 급락했다.

이밖에 ▲LG그룹 88위 ▲SK그룹 113위 ▲KT 335위 ▲SK하이닉스 340위 ▲한국전력 349위 ▲기아차 385위 ▲KB금융그룹 387위 ▲롯데그룹 409위 ▲두산그룹 433위 ▲CJ그룹 441위 ▲GS그룹 459위 등이 500개 기업 내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삼성에 대해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갤럭시노트8 등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며 “부단한 첨단기술 개발 노력과 ‘불가능한 것을 하라’(Do What You Can't)는 브랜드 철학이 소비자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눈여겨볼점은 삼성과 중국의 공상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다. 전세계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은 1508억달러(약 162조원)의 아마존이 차지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64억달러로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500억달러 가까이 가치가 급증하며 두계단 상승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이 1463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위였던 구글은 1209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 페이스북(5위), AT&T(6위), 마이크로소프트(7위), 버라이즌(8위), 월마트(9위) 등 8곳이 미국 기업이다.

글로벌기업인 삼성이지만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글로벌브랜드의 확장이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글로벌기업인 삼성이지만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글로벌브랜드의 확장이 국가브랜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핵심기술 개발이 숙제로 남아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이러한 위상이 그러나 매번 국가브랜드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북미 대륙을 제외하고 ‘갤럭시’가 우위를 점하는 유럽에서도 삼성은 ‘일본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코트라의 유럽 지사 관계자는 "삼성이 일본 소니의 자회사로 ‘갤럭시’의 성공으로 매출이 본사를 뛰어넘은 케이스로 알고있는 소비자들도 있다"면서상당하다고 하니 브랜드이미지의 정착이 예삿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의 근본은 ‘인건비’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건비가 우상향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산업의 80%가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공장이 해외에 있을 만큼 인건비가 비싸다.

기술력에 비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 반열에 오르며 중국의 저가경쟁을 넘어서기에는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 만큼 우리만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핵심 기술이 절실하다. 

앞서 살펴 본 브랜드 파이낸스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킬러’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갤럭시와 함께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창조한 앱스토어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스마트폰 판매율에서는 비등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글로벌시대에는 현지화 전략이 생존의 필수요소인 만큼 중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병종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브랜드는 한 국가가 갖고 있는 현실‧정체성 등과 동떨어질 수 없다”며 “단시간내에 형성되기 어려운만큼 국가‧기업적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