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기업 전략적 생산기지 부상
주요 아시아권 진출 러쉬 시장 선점 우려

우리나라가 베트남을 전략적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진출에 따른 부품협력사들의 동반 진출로 인해 베트남 제조업 분야 투자 비중이 더욱 높아져 가는 추세다.

20일 코드라(KOTRA)가 발표한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주요 투자 분야는 제조업(71.9%), 부동산(14.1%), 건설업(5%)으로 제조업 비중이 매우 높다.

자료=베트남 외국인 투자청
자료=베트남 외국인 투자청

지난 1988년 1월부터 2017년 12월 누적기준 총 577억 달러(신고기준)를 투자했는데. 베트남이 이른바 전략적 생산기지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이외에 아시아권역의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6개 나라가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주요 투자국을 살펴보면,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톈센트와 알리바바는 베트남 온라인 유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행보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톈센트(Tencent)가 보유한 징둥닷컴(JD.com)이 베트남 온라인 유통업체 Tiki.com에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 짓고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정확한 투자금액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44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알리바바(Alibaba)는 동남아시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자다(Lazada)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총 지분율을 83%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6년 4월에 이미 라자다 지분 51%를 획득하고 1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어 총 투자규모는 20억 달러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 베트남 인프라(부품소재·IT·유통서비스·부동산)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총 91억 달러를 투자하고 대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 1위 국가를 차지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베트남 인프라 분야 투자가 활발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ODA(공적개발원조)를 통해 베트남 인프라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해주고 일본 기업이 이를 수주하는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현지 발주처 및 바이어로부터 확실히 신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부동산 중심의 투자를 이어오다가 금융, 전자상거래, 에너지, 병원, 교육, 물류 등 베트남 투자 분야를 넓혀가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 UOB((United Overseas Bank)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법인 설립을 허가받았다. 또 싱가포르 회사들은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발전을 위해 베트남 닌투언성 정부와 각각 3억6000만 달러, 8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 싱가포르 KinderWorld Education Group은 하노이 정부와 교육 부문 투자를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Temasek) 역시 베트남 내 의료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태국은 그린필드 투자보다는 대형 M&A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태국 Thai Beverage사, 베트남 1위 맥주회사 SABECO 지분 절반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태국 맥주 브랜드 창(Chang)으로 잘 알려진 타이베버리지(Thai Beverage)사는 베트남 국영 주류회사 사베코(SABECO) 지분 53.6%를 49억 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베트남 국영기업 지분 거래 규모 중 최고가다.

이 같은 배경에는 최근 베트남의 안정적인 경제성장, 젊은 인구, 베트남 소비자들의 높은 맥주 소비량(베트남은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 맥주 소비국) 등 꼽힌다.

이외에도 타이베버리지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음료 제조기업인 프레이저앤니브(Fraser & Neave)를 통해 베트남 시가총액 1위기업인 비나밀크(Vinamilk)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투자 5위국 (총 13억5000만 달러, 신규+증액투자)으로 집계된 홍콩은 아세안-홍콩 FTA 체결로 아세안-홍콩 간 상품·서비스 무역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 무역개발협의회(HKTDC)는 제조업에서는 섬유·의류, 장난감, 전기·전자, 자동차 분야 투자가 늘어날 것이며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 향상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신규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주현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은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높은 베트남은 투자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며 “다만,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들아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서비스, 전자상거래, 에너지, 금융, 헬스케어 등 다각도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해당 시장을 선점당할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 무역관은 “주요 투자국들은 베트남 내수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관련 사업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우리 기업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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