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최대 화두였던 근로이사제가 KB금융지주 주주총회서 또다시 좌절됐다. 이로써 KB금융지주는 노사 간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게 됐다.
23일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주총에서 윤종규 회장이 의장으로 나선 가운데 안건으로 상정된 재무제표승인, 정관변경,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8개의 의안을 처리했다.
이날 주총에선 초미의 관심사였던 노조 추천 사외이사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신규 선임은 부결됐다.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이 31.11%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측이 추천한 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 등 3인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유석렬·박재하 이사의 연임도 이변 없이 통과됐다.
안건이 상정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로 참여한 한 노조원은 “채용비리에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의사봉을 들고 있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면서 “도덕적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블라인드 채용을 비롯해 공정한 채용절차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주주와 고객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결과에 따라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노조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지난 11월 임시주총에서 하승수 변호사 선임 안건 상정 이후로 두 번째다.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인사·조직관리, 노사관계 분야의 비위사실을 감시·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명분에 힘이 실리기도 했으나 주총 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노조 추천 이사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등 안건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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