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창조적 파괴"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26일 판교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미래한국'연합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복합과 통합의 원칙이며 사회통합과 정치통합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과제이다"면서 이 같은 키워드를 제시했다.

손 상임고문은 '4차 산업과 국가번영의 길'이라는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창조와 혁신에 달려있다"면서"정치도 기술 융복합의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 협치와 통합의 길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영세 중소업계와 기간산업, 국가전략 등에 걸쳐 3대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국가가 4차 산업 대전환 시대를 여는 인프라를 앞장서서 깔아줘야 한다"고 밝혔다.

손 상임고문은 "4차 혁명시대에 국력은 과학기술이다"면서 "창업기업에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고 차별과 텃세없이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산업생태계를 국가가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교미래포럼, 한국로봇산업협회, 세종과학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에서 손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의 기조연설문은 다음과 같다.

 

[4차 산업과 미래 한국] 

-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4월 말에 열릴 남북 정상회담과 대한민국 예술단의 4월초 평양공연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북한의 비핵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포기와 함께 미북 관계정상화와 종전선언, 평화체제의 수립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미북관계 정상화, 평화체제의 수립, 남북의 경제협력과 이를 통한 새로운 동북아 평화질서의 확립을 주장해 온 사람으로, 지금 전개되고 있는 남북, 미북 관계 개선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한반도의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촛불혁명에 따른 정권교체 이후, 적폐청산으로 나라 전체가 개혁의 소용돌이에 말려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어 있고, 대통령이 오늘 개헌안을 발의하여 정치권은 공방 속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투(MeToo) 운동으로 많은 유명인사가 구속되거나 활동이 정지되는 등, 사회적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또 하나의 위기가 있습니다.
 
경제발전의 위기입니다. 정권 교체 이후 3%의 경제 성장을 이루고 수출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하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경제정책 속에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은 경기의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으며 일자리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 3대 변수

국내외 정세 급변과 경제 산업 위기에

 미래성장 동력 확보 전략 부재

소매 유통업과 서비스업의 영업시간이 줄어들고 있으며, 폐업은 물론이고 고용을 줄여 가족 경영으로 근근이 연명하는 업체가 늘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서는 가격을 올리거나 음식의 개수를 줄이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큰 위기가 우리 앞에 닥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오고 있던 기간산업이 후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산업입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산업국이던 대한민국이 7위권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사드로 중국에서 밀리더니 미국에서도 수출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미 선진국에 멀리 밀려있고, 수소차 개발을 선도하던 현대차는 토요타에게 더블 스코아 이상으로 역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 세계를 선도하던 전자산업은 이제 중국이 바짝 추격해 와 앞으로 얼마나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산업시대로 들어섰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앞으로 국가의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의 쇠퇴나 반도체 위기보다도 앞으로 이러한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세상의 판을 바꾸는 거대한 메가트렌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세계화 및 네트워크, 인구변화, 온난화 및 환경변화 등은 어느 나라, 어느 기업도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4차산업혁명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보여준 인공지능의 발전에서 상징적으로 보았습니다. 이제 4차산업혁명은 산업 뿐 아니라 정치, 산업 등에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세돌을 이긴 AI는 지금까지의 기보를 다 보고 기술을 익혔지만 새로운 AI는 기보를 다 보지도 않고 인간을 이긴다는 것입니다. 혁신은 원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인간의 대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혁신이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것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혁신인 것입니다.

저는 4차산업혁명의 변화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몇 달 보고 배웠습니다. 미국은 끊임없는 창업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 세계산업을 선도하고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세계 최고의 회사들을 둘러보면서 자율성과 개방성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26일 판교연합포럼에서 '4차산업과 미래한국'이라는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산업과 정치가 융복합의 창조적 파괴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26일 판교연합포럼에서 '4차산업과 미래한국'이라는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산업과 정치가 융복합의 창조적 파괴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제조업으로 성장한 탓인지 보안을 엄격히 중시하여 회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은 사무실에 외부인사가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고 사진도 모니터를 촬영하지만 않으면 허용했습니다.
 
엔비디아(NVIDIA)는 모든 사무공간을 열어놓고 중앙에 화장실과 커피 휴게실을 두어 모든 직원들이 함께 소통할 공간을 열어놓았습니다. 회사 건물 안에 주점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개방과 소통이 창조의 기본환경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가 디트로이트에서 실리콘밸리로 옮겨지고 있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바뀌는데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는 테슬러가 줄을 잇고 있었고 토요타의 전기차가 시내를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센서와 카메라를 단 AI 자율주행차의 시험주행이 길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첨단 경쟁에서 어디에 서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저를 엄습해 왔습니다.

미국의 최강 기업들은 미래를 향한 연구와 실험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마존의 창 업자 제프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 로켓’을 설립해 항공우주사업에 뛰어들었고, 테슬러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를 개발한 후, 지금은 화성 여행객을 모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LA와 뉴욕을 한 시간만에 주파하는 진공튜브 기차가 개발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우주공상영화의 현실화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선도 기업들에게서는 글로벌 차원의 미래비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현대차의 경우 세계적인 추세인 전기차는 외면하여 세계적인 선도기업들과 격차를 크게 벌이고 있고, 이미 선도 개발한 수소차는 토요타에게 선두를 내주고 상용화는 먼 길 밖으로 내다보게 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실리콘 밸리에 1,500명의 직원을 두는 연구시설을 운영하면서 반도체 등을 선도하고 있어서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삼성 전자는 미래를 담당할 새로운 전략 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현재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들의 기술 개발이 공상과학에 나오는 미래세계에 대한 꿈과 설계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우리도 이제 미래를 위한 꿈을 키우고 설계를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가, 미래 산업 국가 전략수립으로

국민에 희망과 꿈을 심어주어야

미래산업을 위한 국가적인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연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독일은 정부, 기업, 학계가 3위1체가 되어서 제조최강국을 유지하고 확대 발전하기 위한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정부가 주도하는 ‘톱 다운’과 기업이 추진하는 ‘버텀 업’이 가장 잘 작동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협치와 연정의 좋은 유산이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을 만들어서 정부, 기업협회, 대기업 및 중소기업, 연구소, 대학 등 300여개 단체 및 기업들이 참여해서 국제경쟁력을 위해 구체적으로 함께 노력하면서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독일은 스마트 팩토리를 내세운 인더스트리 4.0 시즌 1을 넘어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내세워 B to B의 세계를 석권하겠다는 전력을 수립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은 거대한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기 위한 각국의 고유한 전략을 수립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미국은 AMP 2.0, 중국은 제조중국 2025, 일본은 소사이어티 5.0이라는 고유한 국가전략을 문패로 내걸고 있습니다.
 
독일은 제조업 강국답게 더욱 제조업 최강국으로 가기 위한 인더스트리 4.0 전략,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B to C 기업 및 기술들과 융복합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실리콘밸리 전략, 중국은 제조업과 창업을 통해 제조업 및 신산업 최강국으로의 보상, 일본은 로봇 최강국을 내걸고 있습니다.

우리도 새롭게 각성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론’에 한계를 느끼고 뒤늦게 ‘혁신성장론’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아직 구두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과학기술개발에 적극적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로 교수를 중심으로 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만든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 서서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도 이제 자유롭고 개방적인 기술개발 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합쳐 국가의 내일을 설계해야 합니다. 사람을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를 촉진해야 합니다. 국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우리를 개방해야 합니다.

구한말 폐쇄적인 쇄국정책 속에 우리 스스로를 섬 안에 가두어서, 16세기에 들어서 서양과학을 받아들여 국력이 급격히 강해진 일본에게 잡아먹혔던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합니다. 기술 개발이 안되어 칼과 화살로 버티던 우리 군대는 조총을 앞세워 우리 강토를 유린한 왜군에 맥없이 무너졌던 뼈아픈 고통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발전 위한 인프라 구축은 국가 책임

기업과 창업 활동 활성화도 정부 몫

우리나라에 제일 중요한 것은 산업경쟁력,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과학기술력일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국력은 바로 이 과학기술력입니다. 국가는 과학기술력과 그에 바탕을 둔 산업경쟁력을 키울 기반을 조성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IT 강국을 위한 기반을 조성했습니다. 정보통신부를 대폭 강화하고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깔아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벤처기업에 투자도 대폭 늘렸습니다.

이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서 국가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국가는 산업발전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인프라 건설의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산업과 기술 발전은 민간의 책임입니다. 더 이상 국가가 모든 것을 실행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그 기초가 되는 인프라 구축이 국가의 책임입니다. 국가는 이전에 IT 강국의 기반을 건설했듯이 4차산업혁명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심포지엄을 열고 있는 판교는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입니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지금 75,000명을 고용하고 연 매출 70조원으로 삼성과 현대차에 이어 우리나라 제3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효자입니다.

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당시 건설부의 집요한 방해를 극복하고 오늘의 판교를 이룩할 계획을 세우고 집행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을 보고 정부에서 제2의 판교단지를 개설하고 이제 제3의 판교단지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경제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경제도 일자리도 민간이 기업을 통해서 만드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는 이를 위한 인프라를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저는 경기도지사 시절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수원 광교에 테크노밸리를 만들어 나노기술원, 융합기술원, 바이오 센터 등을 설립했고, 판교에는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를 유치했습니다. 파주에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만들어서 파주 인구는 당시 17만명에서 지금 45만명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앞서 있던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부품 산업을 거의 다 유치했고, 자동차 부품회사도 대거 끌어들였습니다.

이때 경기도가 한 일은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었습니다. 토목 인프라 뿐 아니라 연구 인프라도 그런 뜻에서 설립했던 것입니다. 경제는 민간 기업이 하고 정부는 이를 위한 인프라 건설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에서였습니다.

지금 이 정부에서 청년 일자리를 위해서 중소기업에게 자금지원을 해 주는 것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습니다. 언 발에 오줌 눈다고 발이 제대로 따뜻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기업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발전을 위해 과학기술 인프라를 깔아주어야 합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개발해서 상용화에 성공했으면 국가는 수소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의 개발과 확충에 힘썼어야 합니다. 수소 충전소를 세워주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소차를 보급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 주어야 합니다. 물론 현대차도 한전부지 매입에 10조를 쓰는 우를 범하지 말고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합니다.

창업 환경을 조성해서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규제를 풀고 기업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의욕을 꺾지 않고 국가가 기업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기간 중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매출은 크게 올랐지만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던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돋구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프라 구축입니다.

공정한 기회의 보장은 창업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기업문화입니다. 아직도 몇십조원씩 이익을 내면서도 협력사의 이익은 한 치 양보도 없이 원가 후려치기, 기술도면 요구하기 등으로 갑의 지위를 한껏 누리고 있으면서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대기업들이 있습니다.

창업정신을 훼손하는 잘못된 문화입니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정말 바뀌어야 합니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넘치는 활력있는 문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스타트업 지원 등으로 과학기술인이 적극적으로 주도할 수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AI 산업혁명시대에 기술경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기업 간, 국가 간 첨단 과학기술을 무기화하고 지식재산권ㆍ특허 등으로 방어벽을 치고, 짝퉁기술에 대해 몇십조원씩 배상을 물려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헌법 개정, 협치와 연정의 모델로 가야

4차 산업혁명시대, 정치는 사회·정치 통합으로

융복합하고 다양성 존중해야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가전 등 주력산업에서의 무역흑자는 언젠가 중국, 인도에 밀려 모두 빼앗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겪은 외환위기 이상의 참혹한 현실을 우리가 맞을 것입니다. 우리가 보다 과학기술 투자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반적인 기술 투자는 기업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기초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국가가 적극 맡아야 합니다.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투자는 특히 정부의 몫입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인 과학기술자들이 충분히 대접 받고 연구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차별과 텃세 없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특별히 필요합니다.

교육체계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미 유튜브, 인터넷에 풍부한 교육 컨텐츠로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지식 전달식 교육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이고 다양한 4차산업 인력을 양성하는데 맞는 교육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획일적인 교육으로 평준화만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단순 노동기반 직업은 물론이고, 전문지식 기반 직업, 예를 들면, 기자, 의사, 변호사, 은행원, 회계사 등 전문직의 일들은 벌써부터 컴퓨터,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새로운 흐름에 맞은 교육제도 변화가 필요할 때입니다.

많은 미래학자의 예측에 의하면, 2040년이면 로봇댓수는 100억대에 이르러 인구를 앞지른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우리의 일자리는 절반이 새로운 자리로 대체될 것입니다. 단순 전통의 일자리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산업생태계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시대를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하면 또 한 번 국난의 위기가 올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면 정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지 다시한번 염려가 됩니다.

대한민국 국가 번영의 길은 낡은 것과 과감히 이별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입니다. 창조적 파괴의 길을 가야 합니다. 정치가 선도해야 합니다. 권위주의적 폐쇄성에서 벗어나 개방되어야 합니다. 사회적인 다양성이 정치적으로 보장되고 그것이 통합되어 국가의 에너지가 되어야 합니다. 

헌법 개정이 기회입니다. 그러나 헌법 개정은 지금과 같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론의 통합이 아니라 분열을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내용에서도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서 독일같이 협치와 연정의 모델로 가야합니다.

그래야 다양성 속에 정치적 통합과 정책적 연속성이 보장됩니다. 이것이야말로 앞으로 전개될 4차산업혁명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제도입니다. 4차산업혁명은 기존의 일자리를 많이 줄이고 사회적 양극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회통합, 정치 통합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적 과제가 될 것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융복합과 통합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4차산업혁명이 대학생 및 청년 실업,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저출산 고령화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판교의 프로젝트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판교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여러 단체들의 융복합이 4차산업혁명과 맥을 같이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더욱 확대 발전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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