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조이는 황사·미세먼지 위험성과 해결책은

주말인 지난 24일은 최고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가 개막한 날이다. 하지만 전국이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숨쉬기는 당연히 불편했고 연기처럼 뿌연 먼지로 가시거리는 현저히 짧아졌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 뉴시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 뉴시스

24~25일 이틀 동안 서울(잠실·고척), 인천, 광주, 창원에서 총 10경기가 열렸고 19만여명이 미세먼지를 뚫고 경기장을 찾았다. 상당수 관중은 미세먼지 흡입을 줄이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먼지와 싸웠다.

실내구장인 고척돔을 제외하면 미세먼지 상태가 모두 '나쁨' 혹은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환경관리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경기가 한창인 2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98㎍/㎥로 '나쁨'이었다. 특히 인천의 경우 130㎍/㎥으로 '매우 나쁨'이어서 전국에서 가장 혼탁했다.

24일 중국 쪽에서 유입된 먼지가 바람이 잦아들면서 대기 정체 상태에 빠진 탓이다. 시야가 뿌열만큼 좋지 않았다.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은 물론 관중도 큰 불편을 느꼈다.

‘토우(土雨)’ ‘흙비’로도 불리는 ‘황사(黃砂·Asian Dust)’와 극심한 미세먼지의 계절이 왔다. 황사는 봄에 새로운 생명이 잉태하는 것을 시샘하는 봄철 불청객이다. 창문을 열면 마주하게 되는 희뿌연 하늘, 매캐한 공기 일부는 중국이 이웃 나라인 탓에 한국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서 강한 바람에 의해 높이 올라간 모래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온 뒤 하늘을 덮었다 내려오는 현상이다. 삼국사기에 기록(서기 174년)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최근엔 중국의 산업화로 황산염, 질산염, 카드뮴, 니켈, 크롬 등 중금속까지 섞여 들어와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 중국발 모래먼지는 미세먼지와 합해지면서 독성이 강해진다. 미세먼지(PM10)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미만이다. 석탄, 석유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인위적인 오염물질이라는 점에서 자연현상인 황사와 구별된다. 

◇ 황사·미세먼지 갈수록 심각…봄 평균 5.4일

봄을 맞아 한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황사용 마스크를 쓴 채 출발 신호에 맞춰 달리고 있다.

#. 2011년 5월 1~4일엔 전국적으로 매우 짙은 황사가 발생했다. 2일 시간 당 평균 최고농도는 흑산도 1025㎍/㎥, 고산 731㎍/㎥ 등이었다. 당시 황사가 심해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증했다. 

#. 2008년 5월 29~31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황사 경보가 내려졌다.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이 황사는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2006년 4월7~8일에는 고비사막과 내몽골에서 만들어진 황사가 북서 기류를 타고 들어왔는데 최고농도가 백령도 2371㎍/㎥, 관악산 2311㎍/㎥, 강화 2034㎍/㎥에 달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했다. 

중국발 누런 먼지는 주로 봄(3~5월)에 불어온다. 2000년대 이후에 가을과 겨울(9월~이듬해 2월)에도 간혹 관측된다. 

기상청의 봄철 평균 황사 발생 일수를 보면 5일을 조금 넘는다. 

‘황사 일수’는 전국 13개 관측지점 중 황사가 나타난 지점의 일수를 전체 지점 수로 나눈 평균값이다. 최근 10년(2006~지난해) 평균은 3월 2.8일, 4월 1.0일, 5월 1.5일 등 총 5.3일이었다. 평년(1981~2010년) 평균은 3월 1.8일, 4월 2.5일, 5월 1.1일 등 5.4일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1991년부터 빈도수와 강도가 심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의 사막화를 막는 논의도 진행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로 학생들이 마스크르를 쓴 채 등교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미세먼지에 대비해 등산, 축구, 등 오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및 심폐질환자는 가급적 실외활동 자제 할 것을 당부 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로 학생들이 마스크르를 쓴 채 등교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은 미세먼지에 대비해 등산, 축구, 등 오랜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 및 심폐질환자는 가급적 실외활동 자제 할 것을 당부 했다.

서울의 황사 발생 일수는 1960년대부터 대체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 1991년부터 두 자릿수를 넘나들고 있다. 2001년엔 3~5월 24일을 포함해 총 27일로 집계돼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연평균은 9.6일로 평년(1981~2010년) 7.9일보다 늘었다. 

강도도 강해지고 있다. 역대 황사 농도 순위를 보면 2010년 3월20~21일 2712㎍/㎥(흑산도), 2006년 4월 7~9일 2371㎍/㎥(백령도), 2007년 3월31일~4월2일 2019㎍/㎥(대구) 등 15위권이 모두 2000년대 이후 관측됐다. 

◇ 호흡기·심장 질환 ‘주의’…산업계 피해 우려도 

황사가 반갑지 않은 이유는 대기 오염뿐 만 아니라 건강, 산업, 농·축산업 등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황사 속에 있는 석회 등 알칼리성 성분이 산성비와 토양을 중화하거나 담수의 산성화를 막는 등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미세먼지와 결합해 주는 피해가 더 크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는 감기·천식·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 질환, 안구 질환 등을 유발한다. 호흡기 질환자나 심장 질환자, 노약자, 영유아 등에게는 비상이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침, 가래 등이다. 호흡기 염증은 천식, 비염, 만성기관지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혈액에 침투하면 혈액 속에서 염증이 생기고,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척추에 부담을 주는데 심하면 디스크 탈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항공·운수·정밀산업, 건축현장 등 산업계 피해도 우려된다. 2002년 3월엔 황사로 반도체와 항공기 등 정밀기계가 오류를 일으키고, 반도체 관련 부품의 불량품이 늘어나기도 했다. 황사가 시야를 가리면서 항공, 운수 등의 사고 발생 위험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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