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언론인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해 정의(正義)와 사실(事實)을 파헤치고 끝까지 밝혀내려하나 열정이 앞서 오보를 내기도 한다. 심지어 정의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불의였을 수도 있다. 

허용되는 건 어디까지나 그게 ‘실수’였을 때다. 최선을 다해 발로 뛰었다는 기자정신마저 부정할 필요는 없으니까. 그러나 반복되는 ‘헛방’이 실수가 아니라면?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한쪽으로만 편향된 여론몰이를 ‘합리적 의심’이며 ‘기자정신’이라는 미명 하에 포장하고 있는 거라면? 

여기, 한 사람의 언론인이 있다. 딴지일보라는 이름의 대안언론에서 무려 ‘총수’ 직함을 달고 있는 김어준이라는 인물이다. 딴지일보라는 매체 자체가 장난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정체성을 갖고 시작하긴 했지만 김어준이라는 인물만큼은 여느 언론인 못지않은 명성을 가지고 이른바 ‘열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가 전국구 유명인이 된 것은 ‘나는 꼼수다’라는 이름의 팟캐스트가 계기였다. 김어준만 뜬 게 아니라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등이 함께 유명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나는 꼼수다’ 이후 김어준의 행보에는 정확성이 너무 떨어진다. 일단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됐다는 주장을 했다. ‘더 플랜’이라는 영화를 만들어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려 했다. 복잡한 설명은 차치하고 결론만 얘기하면 ‘K값’이라는 게 있는데 이 K값이 너무 높은 게 부정선거의 증거라는 내용이었다.

그의 주장은 뉴스타파에 의해 잘못된 것임이 밝혀졌다. 뉴스타파는 김어준이 제기한 ‘K값’을 19대 대선 결과에 대입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K값이 박 전 대통령보다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김어준의 주장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셈이다. 그럼에도 김어준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언론인이 스스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가 늘 주장하는 ‘합리적 의심’이 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는지 의문스럽다.

대형 ‘헛스윙’을 날렸음에도 문재인 당선 이후 김어준의 출세가도는 더욱 넓어졌다. TBS 라디오 방송과 지상파 SBS에서도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특히 SBS ‘블랙하우스’는 거의 ‘나꼼수’의 지상파 버전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문제는 ‘나꼼수’의 지독한 부작용인 진영논리까지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최근 논란이 된 ‘정봉주 미투 논란’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어준은 SBS라는, 온 국민이 공유하는 전파를 이용해 자기 친구인 정봉주를 변호하는 게 사용했다. 

프레시안의 보도행태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를 대고 있긴 하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시쳇말로 정봉주의 ‘쉴드’를 쳐 주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에 가까워 보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관용을 역이용해 ‘자기 편 띄워주기’에 이용하는 거라면 죄질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아무리 발전했다지만 정의의 축이 이렇게까지 흔들리도록 내버려둬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김어준이라는 사람을 인내해야 하는 것일까?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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