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온 나라가 슬픔에 빠졌던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의미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사진가 주용성(30)씨의 '소리 없는 밤, 짙은 어둠으로 남았다'전이 부산 연산동 부산인권전시관에서 지난달 26일 개막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생명과 안전, 인권의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 

주씨는 포토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사진을 통해 사회를 비추는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과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 등을 담은 사진 9장을 선보인다. 

주씨는 "참사 당일의 기억과 무정한 연민의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수없이 망설였다"고 한다. 사진가로서 세월호를 찍는 일이 참사와 멀리 떨어져 느끼는 특권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의 밤은 달라졌다. 새벽이면 어두운 바다를 향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과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 스스로를 향한 원망과 함께 흐느껴 우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주씨는 "팽목항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물과 풍경은 어느 것 하나 쉽게 바라볼 수 없었다. 물결치는 바다는 아이들이 아우성치는 듯 했고, 해변의 갈대밭은 뭍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참사 후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는 여전히 명확하고 완전한 진실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잊으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잊지 않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팽목항과 목포 신항만의 소리없는 밤은 짙은 어둠으로 남아있다. 

'소리 없는 밤, 짙은 어둠으로 남았다'는 다음달 27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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