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신탁(한자신, 대표 김규철)의 무분별한 신규아파트 공급이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국적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상품성을 고려하지 않은 '악성 미분양' 현장을 양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자신의 이러한 사업방식이 2016년 상장 이후 실적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업성이 떨어지는 현장에서도 시행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자신이 전국에 분양 중인 충남 서산 금호어울림 등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요 사업장이 고분양가와 사기분양 등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장기 미분양 사태에 직면했다.

한자신은 '서산 금호어울림'과 '원주 단구 내안애카운티' 등 상당수 미분양 현장에서 한채라도 더 분양하기 위해 시공사와 분양대행사를 압박하고 있으나 거주 환경이 열악한데다 공급 과잉, 지역 경기 침체 등으로 분양 여건이 우호적이지 못하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중인 전국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현장이 고분양가의 배짱분양으로 미분양이 속출, 이들 악성현장으로 인해 한자신의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스트레이트뉴스
한국자산신탁이 시행중인 전국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현장이 고분양가의 배짱분양으로 미분양이 속출, 이들 악성현장이 한자신의 경영악화를 불러오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스트레이트뉴스

문제는 이들 대부분 분양현장이 거주환경이 양호하지 않은 데 고분양가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악성 미분양'으로 전락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지방 부동산시장이 급쇠락하면서 이들 악성 미분양 현장은 지역경제 침체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장기 미분양현장의 하나는 최근 분양한 '서산 금호어울림'이 대표적이다. 모두 700여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단 10여가구만이 분양되면서 첫 분양팀이 교체됐다. 새로 투입된 분양팀이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비 조정 등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분양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 금호어울림 분양관계자는 "기존계약자에게도 변경된 계약조건을 소급적용할 계획이지만 계약률이 크게 나아지고 있지는 않다"며 "후분양제로 전환을 적극 검토 중이다"고 귀띔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서산의 미분양물량은 1366가구로 충남에서는 천안, 예산(이상 1429가구) 다음으로 많았다. 서산이 속한 충남도의 자체 미분양물량은 1만1002가구로 경남 다음으로 많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서산의 사업가능성이 열악함을 예고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15차 미분양관리지역에서 서산을 추가지정한 바 있다. 이러한 정부의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한자신은 수익률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업을 강행했다.

강원 원주 단구동 내안애카운티 에듀타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919가구 2개블록으로 조성되는 단지로 1순위 청약에서 93가구만이 통장을 꺼냈다. 인근에서 같은 시기 분양한 '이지더원'(776가구)도 129가구만이 1순위 청약을 한 만큼 사실상 사업성이 없는 입지였다.  

앞서 강원 인제에서 분양한 양우내안애 역시 217가구 모집에 8건의 청약만 들어와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다. 노후주택이 대부분인 인제에서 새 아파트 대체수요를 기대했지만 상품성과 가격 등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률에 현재는 착공자체를 연기한 상태다.

강원도 인제 S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에서 더 가까운 춘전 지역의 최근 분양가를 보면 가격책정에 실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새아파트 수요가 분명함에도 배짱분양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 분양한 GS건설의 '춘천파크자이'는 전용 84㎡(5~15층 기준) 평균 분양가는 2억7000만원대다. 인제 양우내안애(2억4500만원)보다 2000만원 밖에 비싸지 않다. 춘천파크자이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것과 대조적이다.

한자신은 지방에서 사기분양의 논란을 야기, 곤욕을 치루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 분양한 '벽산 블루밍 라포레'는 사기분양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건물지상권을 두고 건축주와 한자신 간에 약 10여년 가까이 법적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자신은 법적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수요예측이라는 명분으로 청약자들을 모집했다. 이때까지도 한자신은 '소유권 분쟁중'이라는 사실을 끝내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한자신은 "토지주와 위탁사 간에 장기간 다툼이 있었으나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분양했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엄연한 '사기분양'이라는 주장이다. 

경남 창원의 H부동산 관계자는 "법원에 소송중인 경우 분양 자체를 진행하면 안된다. 그러한 물건을 중개할 경우 손님이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하다"며 "소송중임을 고지하지 않은 채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자신이 진주에서 분양, 입주 예정인 '진주 라온스테이 인페를라 2차'도 허위·과장 광고로 피소 중이다. 계약자들은 시에서 생활형 숙박시설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숙박시설로 허위 분양했다며 한자신과 위탁사인 이엔케를 사기혐으로 고소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법원에 계류 중인 한자신의 피소 사건은 지난해 말 현재 모두 102건에 소송금액이 1,431억원에 이른다.

[뉴스 IN 뉴스 -한자신 경영진단] 개발신탁사업 밀어내기 '독화살 부메랑'

 

한국자산신탁(이하 한자산)이 주력사업인 차입형 개발신탁의 부진으로 재무건전성과 신용성이 악화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 현장인 창원과 원주, 서산, 인제 등 비수도권에 차입형 개발신탁 물량이 많은 한자신의 경우 침체 경기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 악화와 유동성의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자신의 모기업인 엠디엠플러스가 시행중인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는 인근 분양가보다 2억원이 높은 고분양가에 과장광고로 물의를 빚으면서 미분양분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엠디엠플러스
한자신의 모기업인 엠디엠플러스가 시행중인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는 인근 분양가보다 2억원이 높은 고분양가에 과장광고로 물의를 빚으면서 미분양분이 선착순 분양 중이다. @엠디엠플러스

 

한자신은 지난해 매출액 2,224억원 영업이익 1,668억원으로 전년동기 각각 63%의 73%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신탁사 부동의 1위인 한국토지신탁(매출액 2,499억원, 영엉이익 1,711억원)에 바짝 접근했다.

 

한자신은 그러나 지방의 부동산시장의 위축으로 재무부담이 증대, 대손과 유동성의 부담이 점증돼 가고 있다. 대출채권은 6350억원으로 전년(3,671억원)에 비해 73%(2,629억원) 늘었다.부채도 급증, 작년 말 부채총계는 2,631억원으로 전년(1,506억원)보다 75% 증가했다.

 

단기차입금(476억원) 가운데 6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은 433억원으로 전체의 91%에 이른다.

 

시공사 등의 부도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손충당금은 207억원으로 전년(99억원)보다 배증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리스크가 갈수록 점증된 데 기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자신의 경우 충당금 설정비율이 업계 평균에 비해 낮게 유지, 지방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때 유동성 확보의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전년에 비해 90% 가까이 늘어났으나 올해 전국의 주요 사업이 부진할 때는 외형과 수익성 등 재무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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