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 2주만에 12일 교섭 재개

임단협 교섭 합의점을 찾지 못해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한국지엠과 달리 금호타이어가 해외매각을 전격 수용하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금호타이어 조삼수 노동조합 대표지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 등에 관한 내용에 합의 하고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30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금호타이어 조삼수 노동조합 대표지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중국 더블스타 매각 등에 관한 내용에 합의 하고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가 찬반투표로 해외매각 찬성 여부를 결정키로 해 법정관리 문턱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찬반투표를 실시, 60.6% 찬성율로 해외매각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빠른 시일 내에 중국 더블스타와 공식 매각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긴급자금 수혈에 나선다. 자금 규모는 2000억원이다. 이 자금은 만기가 예정된 채무상환과 3개월치 채불임금 등에 쓰인다. 아울러 보유 중인 기존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도 5년 연장하고 금리 인하를 통해 연간 233억원의 이자를 절감해 줄 예정이다.

금호타이어의 김종호 회장은 지난 4일 "금호타이어가 다시 태어난다는 자세로 임직원, 이해관계자들과 끊임 없이 소통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내어 우리 스스로 경영정상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가장 힘들지만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비록 해외자본 유치로 자금 유동성 문제는 일시적으로 해결됐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변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사원, 일반직, 경영진과 같은 구분은 의미가 없다"며 "이제는 금호타이어라는 이름 아래 전체 종업원의 고용안정 보장, 국내 공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속 투자, 독립경영체제 유지 등 금호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금호타이어가 경영위기 극복 조짐을 보이자 광주지역 2분기 제조업 체감경기도 살아났다. 광주상공회의소는 10일 지역 제조업체 120곳을 대상으로 올 2분기 제조업 기업경기 전망지수(BIS)를 조사한 결과 가준치(100)이상인 '1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 84포인트에서 24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반면 최근 4년간 3조원에 이르는 누적적자를 낸 한국지엠 노사는 최근 자구안 마련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 사태의 분수령이 될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하고 비용 절감과 관련된 자구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단협 8차 본교섭은 오는 12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당초 노조는 10일 오후 1시 본교섭 재개를 요구했지만 사측의 일정상 불발됐다. 대신 사측은 12일 오후에 열자고 제안한 상태다. 

12일 교섭이 재개되면 지난달 30일 열린 7차 본교섭 이후 거의 2주만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사측이 제시했던 3월 말 데드라인을 넘기면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다. 

노사는 지난 7차 본교섭에서도 서로의 입장 차만을 확인한 채 성과없이 교섭을 종료했다. 사측은 노조의 의견을 일부 수용한 수정 교섭안을 내놓고 노조의 잠정합의를 요구했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신차 배정 등 한국지엠 발전 방안 제시 ▲경영 실사에 노조 참여 등이 선행되지 않으면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을 둘러싼 상황은 일촉즉발이다. 당장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영업부문(GMI) 사장이 통보한 데드라인(4월 20일)이 다가오고 있다. 엥글 사장은 시한 내 노사 간 비용절감에 대한 합의를 내놓지 않으면 부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통보한 상태다.

엥글 사장은 이번 주 중 다시 한 번 방한해 노조와 산업은행, 정부 관계자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엥글 사장의 방한은 여섯 번째로 한국지엠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압박용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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