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추가 의혹 증폭]
김 금감원장 "관행적 출장... 갈 길 가겠다"
민주당 일부 "조기 진화해야" 사퇴론 번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둘러싼 '외유성 출장'과 '인턴특혜'로 시작된 논란은 '조현문 후원금 의혹'과 '땡처리 출장', '셀프후원'을 넘어 '일감 몰아주기' 까지 확대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이 같은 의혹을 들며 사퇴요구에 이어 검찰고발, 나아가 청와대의 인사 실패 지적까지 김 원장의 목을 조르고 있지만, 김 원장은 아랑곳 않고 '갈 길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원장에게 불거진 '땡처리 출장'과 '셀프후원'에 이어 '일감 몰아주기'까지 의혹이 줄줄이 나오면서 여야 공방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여러 의혹들을 피하기보다 정면돌파하며 버티는 양상이다. 브리핑을 하거나 해명자료를 내는 것은 물론 출·퇴근길이나 간담회 장소에서 기자들과 마주쳐도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식으로 '회피'보다 '반박'을 택하고 있다.

그는 '목적에 맞는 정당한 출장'이라거나 '관행적 출장'이라고 반박하는 한편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 송구하다'고 사죄했다.

인턴 고속승진과 관련 특혜논란은 채용방식을 설명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유럽·미국 출장에서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다는 발언에는 '이코노미'라고 정정하고 포스코 지원으로 1년 해외연수 갔다는 문제제기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 아내에게 후원금을 받은 것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관련 금감원 조사를 요구한 것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의혹에도 "효성 사안은 저만이 아니라 문제가 있어 국감 때 (다들) 질의했던 사안"이라고 답했다.

특히 김 원장은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불거진 여러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금감원 경영 개혁도 본격화하자, 업계에서는 김 원장이 현재 사퇴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1일 오전에 열린 간부회의에서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TF를 꾸리는 등 적극적인 개혁의지를 밝혔다. 그는 TF의 목표와 구성, 향후 계획 등을 구체화하며 금감원 수장으로서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또한 이날 삼성증권 사태에서 촉발된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 문제점을 캐내기 위해 삼성은 물론 15개 상장 증권사 시스템 자체점검도 본격화했다. 그 전날에는 신한금융 채용비리 의혹 관련 조사에 착수할 것도 지시했다.

금융업계에서는 당청과 김 원장의 행보를 통해 그가 전방위적 압박에도 사퇴의사를 밝히기보다 당분간 꿋꿋하게 버틸 것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원장의 이같은 의지가 얼마나 갈지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계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원장 파문을 조기진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강력히 제기되던 '김 원장 사퇴'가 여당까지 번지고, 추가 폭로가 계속 이어지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 김 원장의 입장도 바뀌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모두 나서 김 원장 논란 진화에 나선 모양새지만 지방선거와 개헌, 추가경정예산안 등 멈춰선 정치 일정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김 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당 내부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논란으로 금감원 위상이 추락하거나 향후 추진하는 개혁 등에 차질이 생긴다면 김 원장의 의지가 흔들릴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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