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미 1.5트랙 대화'에서 북측 인사가 "6자회담은 죽었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우리 측 단장으로 참석한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구도는 과거처럼 6자 회담, 중국의 중재에 의거해서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게 아닌, 한국 정부와 나아가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라 생존전략을 모색하는 새로운 길이 아닌가(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클럽에서 '남·북·미 1.5트랙 대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보미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변상정 북한연구실장, 이기동 부원장, 임수호 책임연구위원 /뉴시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클럽에서 '남·북·미 1.5트랙 대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보미 북한연구실 부연구위원, 변상정 북한연구실장, 이기동 부원장, 임수호 책임연구위원 /뉴시스

조 원장은 "북한이 가장 여러 차례 말했던 것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라며 "트럼프를 어떻게 믿느냐, 트럼프가 정상회담 한다고 했는데 안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 건 한국 정부니까 한국 정부가 끝까지 나서서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 달라, 이걸 꼭 해야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그만큼 북미관계 개선에 굉장히 간절함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미 변화를 준비하고서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 원장은 누가 '6자 회담은 죽었다'고 발언 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게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그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우군을 마련해둬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북한에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뭔가 새로운 부분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도 나쁘지 않으니, 그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적대관계를 해소하면 주한미군도 용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북한에게) 주한미군은 미국과 북한이 적대적 관계를 가질 때 위협이 된다는 것"이라며 "미국과 관계정상화, 국교수립을 전제로 하면 (북한은) 주한미군은 용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라는 무모한 목표를 취하기보다는 수용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거시적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굉장히 관심을 많이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에 불참한 것이 대외전략을 구상하는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한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불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틀 전 당 정치국 회의에서 이미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모든 포커스를 당 정치국 회의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럼으로써 최고인민회의는 하나의 통상 연례행사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쪽으로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에 가 있다. 가서 어떤 모종의 접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러 정상회담까지 바라보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전력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대외메시지는 회담 전 터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김 위원장이 통일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러시아나 중국, 다른 아프리카나 아시아권 국가들 간의 활발한 연대를 구축하는 추세"라며 "통일전선이라는 게 과거 대남사업뿐 아니라 이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대사업, 반제국주의 공동전선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황병서 전 총정치국장은 대의원을 유지했지만,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은 대의원을 유지하지 못한 것과 관련 한 관계자는 "김원홍은 개인비리가 들어간 거 같다"며 "황병서는 조직적 차원의 비리에 책임을 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원홍, 황병서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병서는 김정은의 신임에서 완전 배제되지 않고 원래 있던 군수담당 부부장으로 옮긴 것 같다"며 "김원홍은 반당 종파분자로 축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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