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등 일주일새 8% 넘게 올라
항공업은 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울상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빠른 속도로 급등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은 이번 공습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석유 공급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시리아 사태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3% 이상 급등한 11일 서울 중구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리아 사태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3% 이상 급등한 11일 서울 중구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뉴시스

15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일주일새 8% 이상 상승해 2014년 12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 6일 배럴당 67.11 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3일 72.58 달러까지 5거래일 동안 8.15%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상승해 배럴당 67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6일 배럴당 62.06 달러 수준이던 WTI 선물 가격은 5거래일 동안 8.59% 올라 13일 67.39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브렌트유와 WTI의 가격 상승폭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컸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다음달 이란에 대한 제재를 다시 강화하고 시리아 내전의 범위를 넓혀갈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정유업계와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을 반가워했지만, 항공업계는 쓴 웃음을 짓고 있다.

정유업계는 단 기간 동안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재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가 상승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국제 유가가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으로 정유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결국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입장이다.

조선업계는 유가가 치솟을 경우 해양플랜트 발주 등 신규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최근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제 유가만 도와준다면 기술력을 앞세워 빠른 시일 내 정상화 작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 상승 전망에 우려를 표했다.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는 항권료가 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항공료가 오를 경우 장거리 여행객이 줄어들어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점을 고려할 때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유가 상승에 따른 매출 감소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화물사업을 통해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뤘던 것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올해 정 반대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가 고유가 시대를 경계하는 이유다.

한 전문가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대체로 조기 종료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3일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OPEC 주도로 이뤄진 감산 합의가 목표를 거의 달성했으며, 향후 감산이 계속 추진될 경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EA는 OPEC의 올해 생산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그 밖의 산유국도 기존 전망치 수준으로 석유를 생산할 경우 올해 4분기까지 글로벌 석유 재고가 일평균 60만 배럴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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