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현민 유리컵 던졌다"진술 확보
대한항공 3개 노조, 경영 일선 사퇴 촉구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를 상대로 한 '물벼락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찰이 문제가 된 회의에서 조 전무가 유리컵을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유리컵을 어는 방향으로 던졌느냐는 혐의 적용의 핵심이다. 물만 뿌렸다면 단순 폭행이 되고 유리컵이 사람 몸을 향했다면 특수 폭행 혐의가 적용돼 형량과 벌금액수가 확 달라진다.
1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 참석한 대한항공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결과, 조 전무가 사람이 없는 쪽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관련자는 "'유리컵을 밀쳤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회의에 참석한 업체 직원 8명 중 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17일 1명을 더 조사한 뒤 정식 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리컵이 사람 얼굴을 향했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화를 참지 못하고 업체 직원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이 지난 12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조 전무는 소셜미디어에 사과글을 올린 뒤 베트남으로 도피성 휴가를 떠났다.
이후 여론이 악화하자 출국 사흘 만인 15일 입국한 조 전무는 "얼굴에 물을 뿌리지 않았다. 밀쳤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밀치면서 물이 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대한항공은 결국 조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소속 3개 노동조합은 조 전무의 '갑질 논란'과 관련, 경영 일선 즉각 사퇴 및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 새 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조 전무가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대한항공 경영층 갑질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한 목소리로 "작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며 ▲조 전무의 경영일선 즉각 사퇴 ▲국민을 비롯해 모든 직원에게 진심어린 사과 실시 ▲경영층의 추후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연일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속보가 끊이지 않는 경영층의 갑질 논란과 회사 명칭회수에 대한 국민청원 속에, 일선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해 온 2만여 직원들조차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이르렀다"며 "나아가 6만 가족들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한항공은 2017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우리 직원들은 2015년 1.9%, 2016년 3.2%에 불과한 임금상승과 저비용항공사(LCC)보다도 못한 성과금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다는 자부심을 갖고, 고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모든 노력들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 행동으로 무너져 버렸다"며 "왜 우리 직원들이 자괴감을 느껴야 하는가. 왜 우리 직원들이 아무런 죄도 없이 비난의 화살을 대신 맞아야 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2만여 대한항공 직원은 '대한항공' 회사 명칭의 지속 사용을 간절히 희망한다"며 "조 전무의 갑질 행동에 형용할 수 없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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