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국채금리 4년래 최고
국제유가 2014년 이후 최고점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10월2일 뉴욕 월스트리트 지하철역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10월2일 뉴욕 월스트리트 지하철역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금리와 유가의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다. 세계 최대의 유동성이 몰리는 미국 국채의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금리)이 4년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014년 11월 이후 최고로 올라섰다.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사우디 아리비아가 배럴당 100달러 유가의 복귀를 목표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 금리인상->주가 하락->경기침체

세계 최대의 유동성이 몰리는 미국 국채의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미 국채는 세계 최대 기축통화인 달러화 자산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가장 많은 유동성이 쌓이는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거나 내리면 주식, 외환, 원자재 시장에 끼치는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미 국채시장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가 지난주 2.96%를 넘어서 2014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다. 그동안 단기물 금리의 상승에도 꿈쩍하지 않던 장기물(10년물)이 밀려 올라가는 양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금리가 너무 오르면 주식시장에 강력한 하방압력을 가해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장기 금리가 너무 오르지 않아 생기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지난주 초 상황에서 급변한 것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장기물 금리의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 소재 DRW트레이딩의 시장 전략가 루 브리언은 "최근 며칠간 채권시장이 압박을 받았는데, 이는 기업들의 해외이익 본국송환에 따른 펀딩 이슈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 지난해 말 의회 승인이 나온 세제개혁으로 해외에서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형태로 관리되던 미국기업의 이익이 배당금 지급과 투자로 사용된 것에 따른 일시적 반응이라는 설명이다. 브리언 전략가는 "채권시장이 증시 반등이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반응하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고유가->금리·물가 압박->경기둔화

하지만 유가 상승이라는 변수가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어에도 상승세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또 유가를 올리려는 것 같다. 항해 중인 배에 가득 실린 석유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분포한 기록적인 석유량을 이용해서 말이다.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 좋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유가는 트럼프의 지적에 잠시 하락세를 탔지만, 결국 추세를 되찾으며 상승반전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서 올 들어 거의 15% 뛰었다. 사우디가 자국의 석유공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가격 부양에 나서면서 유가가 오른 면이 있다.

최근 로이터 소식통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핵심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80달러, 심지어 100달러까지 유가가 상승하기를 바라고 있다. 석유 생산국들의 감산 목표치에 다다르더라도 감산 정책이 쉽사리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금리, 유가,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에 견딜 수 있느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유가 상승이 당장은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했다. 그동안 수 년간 이어온 저유가 기조에 익숙한 글로벌 경제가 갑작스런 유가 압박에 취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에너지 비용부담이 커지고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유가는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금리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개인과 기업에 자금조달 비용을 의미하는 금리가 높아지면 경제활동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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