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고 화려한 정치인생을 꽃피울 줄 알았던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로 재임기간 70일을 못 넘기고 고꾸라졌다. 총리 서리기간을 제외하면 63일로 역대 최단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어 사라졌던 그가 정계복귀를 위한 공식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천안 재보궐에는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권에 대한 도전 의사를 밝혔다. '충청대망론'을 언급하며 대권에 대한 욕심도 애써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자신감과는 별도로 그의 정치활동이 시나리오대로 착착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 이유가 '증거 불충분'이었던 것 만큼 사실여부와는 별개로 세간의 의심은 그를 그림자처럼 평생 따라 붙을 것이다. 총리 검증과정에서 불거진 '병역'과 '황제특강' '언론사 외압' 등의 과거 의혹도 신발 속 모레처럼 그의 발걸음을 불편하게 할 것이다.

강력한 차기 대권후보였던 안희정 전 지사가 스스로 걷어찬 충청대망론을 이 전 지사가 냉큼 주워 어깨에 둘러맨 형국이다. 충청대망론이 전가의 보도처럼 아무나 주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문제는 이완구의 내공이겠다. '휴식'의 기간에 충분한 반성과 자기성찰이 있었기를, 앞으로의 행보에 지조와 품격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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