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구의 직언직설] 20대 국회, 개헌 논할 자격 있나
[홍승구의 직언직설] 20대 국회, 개헌 논할 자격 있나
  • 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webmaster@straightnews.co.kr)
  • 승인 201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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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지난 3월 26일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고 국회에서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통령 개헌안은 촛불정신이 제도화 되지 않았기에 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의원내각제를 바라는 야당이 대통령 개헌안을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국회 의결도 어려워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개헌은 현행 헌법을 한글로 고치는 것만 하고 21대 국회에서 촛불정신을 제도화하는 헌법을 만들자. 

 대통령 개헌 발의안을 보면 제목이 ‘大韓民國 憲法 개정안’으로 되어 있다. 나라 이름과 헌법이 남의 나라 글자(중국에서는 쓰지도 않는 번체)로 되어 있어서 법제처에 ‘대한민국 헌법’으로 바꿔 달라고 했더니 헌법은 국회에서 의결한 것이라 법제처는 물론이고 국회를 제외한 누구도 한글로 고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의 글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름을 남의 나라 글자로 쓰는 나라를 이해할 수 없지만 법리가 그렇다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대통령 개헌안에서 유일하게 잘한 것이 헌법을 한글로 고치는 것이다. 제목만이 아니라 본문 내용을 모두 한글로 고치자는 것이니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다. 국회의원 명패를 번체로 쓰는 사람도 있지만 한글로 쓰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이니 헌법을 한글로 고치는 것에 반대하는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개헌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대통령 개헌안에 촛불정신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에 이번에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하면 안된다. 촛불정신은 주권자인 국민이 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의 제도화는 국민발안과 국민투표제 채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13일 청와대에서 국민헙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개헌 자문안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개헌은 국회와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 등으로 개헌 발의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사진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13일 청와대에서 국민헙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개헌 자문안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개헌은 국회와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 등으로 개헌 발의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사진 = 청와대)

국민발안제는 채택했으나 개헌 발의는 불가능하도록 했고 국민발안을 국민투표가 아닌 국회에서 의결하도록 함으로써 현행 청원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즉 실효성이 없는 국민발안제를 채택했으니 채택하지 않은 것과 같다.  

 둘째,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개헌안은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입장이 너무 달라서 합의하기 어렵다. 대통령은 국민 여론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 중심제를 유지하자는 것이고 개헌 저지 의석을 가진 자유한국당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말하고 있으나 내용은 의원내각제에 가까운 권력 구조를 채택하자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같으면서 세부 내용이 다른 경우 토론과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만들 수 있으나 구조는 본질적인 문제이므로 구조에 대한 의견이 다를 경우 합의는 불가능하다. 야합할 경우에는 기형적인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그것은 더 위험한 일이다.   

 국회에서 합의가 안 되는 이유는 무능하고 권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되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교체되었으나 불법·무능한 전임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을 반대한 국회의원이 교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함께 탄핵을 반대한 국회의원이 교체되어야 국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데  그들이 국회에 남아서 국민 여론과 다르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어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적폐청산 등 중요한 과제들이 있으니 정치권의 소모적인 개헌 논쟁을 끝내고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에 맡기자. 21대 총선에서 각자 개헌안을 공약으로 내놓고 국민이 결정하도록 하면 된다. 국민의 뜻을 반영한 개헌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정당이 다수당을 넘어 개헌 의석을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개헌은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상대방의 협조가 있어야 이행이 가능한 약속의 경우 상대방이 협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개헌 발의자인 대통령도 국회에서 합의 가능한 부분이라도 하자고 했으니 이번에는 한글로 고치는 것만 합의하고 촛불정신을 제도화하는 개헌은 국민의 뜻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21대 국회에서 의결하도록 하자.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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