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군사분계선(MDL) 사이에 두고 역사적 첫 악수
MDL 두고 김정은 방남→문재인 방북 '아름다운 장면' 연출

분단 70년 역사 이래 최초로 남북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나들었다. 얼어붙었던 지난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는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이 몸소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남북 정상은 27일 오전 9시28분께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사이의 MDL에서 첫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먼저 오른 손을 내밀었고, 김 위원장이 맞잡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약 24초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라고 말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오시는 데 불편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판문점 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준데 대해 정말 감동적 입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쪽으로 오실까요"라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MDL을 넘어 방남했다. 역사적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기념사진 촬영에 임한 뒤 정상회담장으로 안내하려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MDL 북측을 함께 건너보자고 웃으며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오른손으로 문 대통령의 왼손을 맞잡고 함께 MDL을 잠시 건넜다가 돌아왔다.

남북을 갈라놓고 마음대로 오갈 수 없었던 가상의 선 위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하는 모습이 생중계 되면서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김 위원장이 이 선을 넘어온 것은 1명의 개인이 아닌, 갈라선 채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70년 남북관계 역사 전체가 통째로 넘어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루지 못했던 최고의 순간을 문 대통령이 만들어 낸 것이다.

이날 두 정상이 함께 연출한 '아름다운 장면'은 향후 전개 남북 관계에 새로운 역사가 전개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의사가 있다는 것을 짧고도 강하게 보여줬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대화가 잘 풀릴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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