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은행의 '관계형 금융'이 늘어나는 추세다.

자료제공/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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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2017년 관계형 금융 취급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관계형 금융 잔액은 5조9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 늘어났다. 

관계형 금융이란 은행이 기업에 대출을 실행할 때 신용등급이나 담보 등이 아닌 비계량 정보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출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로 2014년 11월 도입됐다. 은행과 기업의 장기적 신뢰관례를 기반으로 장기대출과 지분투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등 기업의 사업성과 공유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듬해인 2015년에는 잔액이 1조8637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4조2048억원으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크게 확대됐다.

부문별로는 장기대출이 5조88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분투자는 392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소폭 하락했다. 

대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의 대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말 전체 중소기업대출 655조4000억원 대비 관계형 금융 비중은 0.90%로 2015년 대비 3배나 늘었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3년 미만 대출을 받는 만큼 관계형 금융은 중소기업에 안정적으로 장기자금을 공금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출금리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지난해 말 관계형 금융의 평균 대출금리는 3.58%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 평균 금리(3.68%)보다 낮다. 

그동안 부동산과 임대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형 금융 내 제조업 비중은 48.9%로 전체 중소기업대출(34.9%)에 비해 높은 편이다.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에 비해 관계형 금융은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공급되고 있다.

신용이 높지 않은 기업도 자금조달이 용이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위등급(4~6등급) 비중은 77.8%로 전체 중소기업대출(73.3%)보다 높은 수준이다. 

반면 상위등급(1~3등급) 비중은 20.2%로 전체 중소기업대출(22.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고신용 기업 위주의 대출관행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전성도 양호하다. 지난해 말 기준 관계형금융 연체율은 0.60%로 전체 중소기업대출(0.48%)과 비교하면 다소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정보가 축적되지 않은 기업도 비계량정보를 활용해 대출을 취급했다는 측면에서 연체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일시적 거래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부실우려가 있는 경우 선제적 대응이 용이한만큼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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