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데이터와 인프라 구축 시급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시장에 톱 IT기업들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IT헬스 산업에 앞다퉈 진출중이다.

지구촌 헬스케어 산업이 인구 고령화와 첨단 의료기술의 확대에 따라 급성장하며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는 셈이다. 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과 같은 차세대 기술의 도입과 그로 인한 변화가 가장 급격한 산업 분야 중 하나다. 한국에서도 삼성이 스마트폰 이후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에 주목중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IT 헬스케어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인프라 구축 등의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편집자 주>

구글과 애플 등 이들 글로벌 IT 공룡들은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며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의 왕도가 지배적 플랫폼을 누가 만드느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구글, AI로 암세포 찾아내는 ‘AR 현미경’ 개발     

3일 IT매체 엔가젯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달 미국 암학회(American Cancer Research) 연례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응용한 암세포 탐지 현미경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암 검사는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구글은 세포 현미경 검사에 AI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현미경을 개발했다. 상용화될 경우 개발도상국 등의 소규모 실험실과 병원에서도 암 검사를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구글의 AR 현미경은 먼저 사람의 세포 조직 이미지를 대량으로 인공 신경망에 학습시킨다. 이후 병리 검사에 이용하는 현미경 영상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AI가 암 세포를 감지해 해당 범위를 표시한다. 향후 암세포 및 전염병(결핵 및 말라리아) 검출을 비롯해 헬스케어, 생명 과학, 재료과학 등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AR 현미경을 계기로 의료진이 머신러닝 채택을 가속화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노키아 헬스 인수전 승자는 佛위딩스? 

최근 헬스케어 업계의 핫 이슈 중 하나는 노키아가 지난 2월부터 매각을 검토 중인 ‘노키아 헬스(Nokia Health)’의 향방이다.

구글이 인수에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프랑스 '르몽드'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노키아 헬스 인수전에 나섰으며 프랑스 기업 2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구글 산하의 네스트(Nest)와 노키아 헬스의 기술력과 합쳐질 경우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역시 노키아가 구글(네스트)을 포함해 여러 회사와 매각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외에 애플, 페이스북 등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몽드는 “노키아가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1억 7000만 유로에 인수한 위딩스(Withings)가 원래 프랑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데다 노키아 헬스가 AI 분야의 기술력이 우수해 최근 AI 육성을 국가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치열한 물밑 접촉을 거쳐 3일(현지시간) 노키아는 결국 노키아위딩스의 창업주이자 CEO였던 에릭 카릴과 사업 매각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 매체들은 프랑스 정부가 위딩스가 프랑스 기업인만큼 프랑스에서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노키아헬스가 결국 다시 위딩스 창업주의 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 아마존도 헬스케어에 ‘도전장’   

애플과 아마존도 올해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1월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간체이스 등과 공동으로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3사의 120만명의 임직원을 우선 대상으로 관련 사업이 진행되며 아직까지 세부 사업내용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것은 노력할 가치가 있다”며 공동법인의 설립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글로벌 IT 업체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이 시장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마존이 지난해 10월 미국 12개 주에서 의약품 도매 판매 인가를 받은 직후 의약품 판매 업체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의약품 유통 사업에 의욕을 보였지만 병원과 의약품의 유통 네트워크의 긴밀한 관계에 막혀 결국 지난달 포기를 선언했다. 

헬스케어 산업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아마존만이 아니다. 지난 2월 애플은 본격적인 헬스케어 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서 팀 쿡 애플 CEO는 "헬스케어 산업은 어려운 분야지만 우리는 유저 친화적 접근을 통해 이미 안정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애플은 헬스케어 기능이 탑재된 단말과 앱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자사가 개발한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헬스키트’를 애플 휴대폰에 탑재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와 의료기관을 포함한 의료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모바일 기반의 환자 의료기록 통합 툴인 ‘건강기록 앱’을 공개했다. 4월 기준 39개 병원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의 소프트웨어 테스트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2018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IT 시장은 전년대비 6.4% 성장한 1148억달러(한화 약 12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해당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Frost&Sullivan)이 지난해 발표한 ‘2018년 헬스케어 산업 전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헬스케어 IT 분야의 핵심 이슈로 ▲빅데이터 기반 AI 활용 증가로 벤처 창업 및 기업 파트너링 증대 ▲ICT 대기업-헬스케어 업계간 합종연횡 ▲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데이터 관리 플랫폼 도입 등을 선정했다.

코리아, 헬스케어산업의 '기회와 위기'는?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은 '스마트' 한국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최근 '스마트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반은 취약하나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를 기회로 새로운 모델을 발굴한다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헬스케어 스마트업 기업으로서 수면 모니터링 손목밴드를 개발하는 핏빗(Fitbit)은 현재 400개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자사 개발 솔루션을 산업화하는 데 주력 중이다.(제공 =KIET)
미국의 헬스케어 스마트업 기업으로서 수면 모니터링 손목밴드를 개발하는 핏빗(Fitbit)은 현재 400개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자사 개발 솔루션을 산업화하는 데 주력 중이다.(제공 =KIET)

정해근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책임연구원은 "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정밀의료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반 데이터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스마트 헬스케어의 서비스 모델 발굴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신고령층을 위한 스마트 헬스케어 모델을 발굴, 관련 시장이 확대 중인 중국 등 국가의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그는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오는 2026년 초고령 사회(20.8%)에 진입, 국민건강보험의 연간 적자규모가 2030년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면서" 고령화로 인해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의료비 부담이 가중될 전망임에 따라  고령자를 위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헬스케어 시스템이 스마트 헬스케어의 대안이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은 급증하는 베이비부머라는 시장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면서 "베이비부머는 경제적 여건이 탄탄하고 왕성한 소비활동을 유지할 자산과 신체능력을 보유한 세대여서 스마트 헬스케어의 핵심 소비층이 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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