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 '에코'에 구글 플레이 같은 수익모델 도입
아마존이 자사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 ‘알렉사(Alexa)’에 기업이나 외부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진출 소식만 알려져도 관련 업계가 패닉에 빠지는 소위 '아마존효과'를 넘어 스마트홈 독주체제를 내줄 가능성도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크크런치 등 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구글 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한 수익 모델을 알렉사 기반 AI 스피커 ‘에코’ 시리즈에 도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유료앱 및 월정액 과금 형태 도입 ▲이벤트 티켓 및 생화 판매 ▲교통 등 음성 이외의 앱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허용할 전망이다.
그간 아마존 에코 등에 제공해온 부가기능, 이른바 '스킬'(Skills)은 무료 서비스였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 스킬 개발을 통한 수익화는 사실상 어려웠다. 아마존이 업계 1위 자리의 수성과 스마트홈 시장 선도를 위해서 생태계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판단 하에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을 선택한 셈이다.
지금까지 아마존은 소니픽처스나 워너브라더스 등 극히 일부 기업으로 한정해 유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전자는 미국 인기 퀴즈쇼 제퍼디(Jeopardy!)를, 후자는 미국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엘런 디 제너 러스의 토크쇼에서 진행하는 퀴즈 헤즈-업(Heads Up!)의 알렉사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인앱 결제방식이다. 이 밖에 인터넷 라디오 튠인(TuneIn)은 월 3.99 달러에 북미 4대 프로스포츠(MLB, NBA, NFL, NHL) 실황과 뉴스 등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해당 수익모델을 일반으로 확대하는 한편 ‘아마존 페이(Amazon Pay)’ 알렉사 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페이는 약 3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마존 사이트는 물론 다른 사이트에서도 별도의 로그인 없이 결제는 물론 배송까지 가능하다.
아마존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아마존 페이를 알렉사 개발 부문에 편입시켜 의구심을 자아냈는데 이번 발표로 그 수수께끼가 풀린 셈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3일(현지시간) 아마존 페이를 채택하는 소매업체에 카드 수수료 할인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페이팔은 물론 신용카드 회사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미 지능형 개인비서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의 치열한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AI 스피커는 비서 역할을 하는 친숙한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개인 유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경쟁을 좌우할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2014년 11월 출시한 알렉사 기반의 에코를 시작으로 구글이 2016년 5월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홈을 발표했고, 같은 해 12월 MS도 AI 홈스피커를 선보였다. 애플 역시 지난해 6월 뒤늦게 시리 기반의 홈팟을 출시하며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알렉사가 시리 및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몇 단계 더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알렉사용 음성앱은 현재 4만개에 달하며 지난해 9월 대비 1.6배 급증했다. 수익 창출의 통로가 열리면서 알렉사 스킬은 한층 빠르게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플랫폼 전쟁은 이제 그 서막을 알렸을 뿐이지만 아마존 중심의 생태계 확장 속도가 압도적인 만큼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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