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4층객실·기관실 구역 집중 수색
수밀격문 개방 ·과적 등 침몰 원인 조사

4년의 기다림 끝에 누워있던 세월호가 바로 섰다. 그동안 진입이 불가능했던 지하층 기관실 구역, 선수 4층 객실 등에 대한 수색 및 조사가 가능해지면서 미수습자 수색과 침몰 원인 조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는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일반인 권재근·혁규 부자 등 5명이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직립 작업을 마친 후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직립 작업을 마친 후 보강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가 바로 세워짐에 따라 미수습자 5명의 유해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세월호 선수 4층 객실과 기관실에 대한 수색을 위한 보강작업, 펄 제거 작업이 가능해져 미수습자 유해를 추가 수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핵심 장소인 지하층 기관실 구역과 누워있던 좌현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원격제어 방식의 ‘솔레노이드 밸브’와 ‘엔진 고장’ 여부와 실제 타를 움직이는 장치가 있는 타기실도 반드시 조사해야할 구역이다. 방향타 각도만 놓고 급변침을 설명할 수 없지만, 사고 당시 방향타 각도는 급변침과 연관된 만큼 조타실 지시기와 엔진 등 기관실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면 침몰 원인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관측된다.

7000톤급 여객선 세월호가 1시간40분만에 침몰했는지도 밝혀야할 숙제다. 배가 기울어지며 헐겁게 잠긴 램프를 통해 급격하게 물이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선체 인양과정에서 절단돼 램프가 언제부터 얼마나 열려 있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워 졌다.

또 기관구역 각 수밀 격문 개방 여부가 침몰 원인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반드시 닫혀 있어야 할 기관구역 수밀 구역이 열려 있어 선체 내 급격하게 물이 차오르면서 침몰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과적 의혹도 밝혀내야 한다. 일부에선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사용할 철근을 과도하게 적재한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에 얼마나 많은 화물을 실었는지, 또 침몰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앞으로 5주간 수색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장물 제거 및 내부 보강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4층 좌현 단원고 남학생 객실에 대한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이뤄진다. 이후 참사 원인을 규명할 기관실 및 타기실 등 기관구역에 대한 정밀 조사와 누워있던 좌현에 대한 조사가 이어진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월호 선체 직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유가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월호 선체 직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세월호 참사 4년 만에 선체 바로세우기를 지켜본 유가족들은 착잡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4.16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협의회 전태호 위원장은 "눈앞에서 세월호가 조금씩 설 때마다 안전하게 끝날 수 있길 바랬다"면서 "걱정과는 달리 안전하게 직립돼 서있는 세월호를 보니 가슴이 뜨겁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들은 직립 과정에서 한차례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성공한 것을 축하하며, 5명의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사고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결같이 기원했다.

미수습자 권재근씨 형이자 혁규군의 삼촌 권오복씨는 "괴물같은 세월호가 직립에 성공했다"면서 "2년을 기다리다 보니 이런 기쁨도 있다. 늦었지만 5명을 다 찾아서 수습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류백형씨도 "세월호가 직립을 한다고 해서 어제 밤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다"면서 "미수습자 한분도 남김없이 찾길 바란다"고 미수습자 수습을 다시 한 번 당부했다.

세월호의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에 대한 염원도 바랬다.

피해자협의회 전 위원장은 "바로 세운 세월호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안전한 조사와 안전한 나라로 가기 위한 세월호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바로세우기는 가족들과 국민들에게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해야 될 것"이라며 "돈보다 인간의 목숨, 존엄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 시금석이 된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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