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64억 달러, 산은 7억5000만 달러 지원 합의
정부, 자산20% 이상 매각 제한하는 비토권 확보

정부와 제너럴모터스(GM)가 마침내 한국GM 회생방안에 합의했다. GM은 한국GM에 출자전환을 포함해 총 64억 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하면서 정부와 지원협상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2대 주주 산업은행을 통해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총 71억5000만 달러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GM과의 협상결과를 논의한 뒤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부총리는 "GM의 장기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지분매각을 2018년부터 5년간 전면 제한하고, 그 이후 5년은 35% 이상 1대 주주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른바 ‘먹튀’ 방지를 위해 GM이 최고 10년 동안은 한국에서 발을 뺄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는 이어 "아태지역의 GM 경영을 총괄하는 아태지역 본부를 한국에 유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GM 내에서 한국GM의 전략적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GM은 R&D센터 충돌시험장을 신축하고 도장공장 등 공장신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0월 만료된 총자산 20% 이상의 자산 매각 등을 제한하는 비토권을 회복하고 주주감사권 등 경영 견제장치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찍이 구조조정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들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 정상화 방안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GM과의 이번 협상에서 이같은 견제장치를 바탕으로 원칙을 충실히 따라 협상을 마무리했다.

김 부총리는 "실사 결과 한국GM의 주력인 승용차 등의 수출물량감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주요한 부실 원인으로 지적됐다"며 "경쟁력 있는 신차 배정과 고정비 절감 노력 등이 이행될 경우 매출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점차 개선되면서 영업정상화 및 장기적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실사기관은 분석했다"고 밝혔다.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관련, "GM은 과거 부실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한국GM에 대한 대출금 28억 달러를 전액 출자전환하기로 합의했다"며 "매년 1500억원 수준의 이자비용이 절감돼 경영 회생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통분담 측면에서는 "노사합의에 따라 향후 10년간 3조7000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효과가 예상된다"며 "1대 주주 GM은 향후 10년간 시설투자 20억 달러, 구조조정 비용 8억 달러, 운영자금 8억 달러 등 총 36억 달러의 자금지원을 약속했고 구조조정 비용은 우선 대출로 지원한 후 금년 내 출자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경영 회생 방안과 관련해서는 "안정적인 영업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글로벌 수요가 있고, 판매단가가 높은 경쟁력 있는 신차 2종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베리 앵글(왼쪽)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GM 협력 MOU 체결식'에 참석한 베리 앵글(왼쪽) GM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협상에 대해 김 부총리는 "중견조선사나 금호타이어에 이어 흔들림 없이 구조조정 원칙을 세움으로써 시장에 분명하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준 것이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부총리는 "사측이 64억 달러에 달하는 출자와 지원을 하지만, 노측에서도 많은 고통 분담을 했다. 인건비 동결, 성과금 축소, 각종 수당의 축소나 폐지 등 뼈를 깎는 고통에 같이 참여해주셨다"며 "그와 같은 결정이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7억5000만 달러를 지원키로 하면서 '혈세 투입'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김 부총리는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GM이 총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규모가 64억 달러로, 합계하면 모두 71억5000만 달러다"며 "10% 조금 넘는 수준을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것인데, 만약 다른 외투 기업이 그 정도 신규투자를 한다고 했으면 우리 정부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까 생각한다면 긍정적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도 타당하지 않다고 정부는 단언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먹튀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GM도 64억 달러, 약 7조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하는 사업이라 충분히 리스크를 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GM의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요구는 일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과 관련해 GM의 투자계획이 당초 신청한 내용과 달라진 부분이 있어 외국인 투자지역 요청서를 반려했다"며 "GM측에서 외국인 투자 지정을 다시 신청할 경우 법령에 따라 원칙을 갖고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특단의 R&D 프로그램을 신설해 2019년부터 운용할 계획이다"며 "국내 완성차 기업이 신규차종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 구매를 보증할 경우 협력업체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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