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 산하 공공기관이 체결하는 임대차 계약의 투명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10개 산하 공공기간과 합동으로 임대차 계약의 불공정 여부를 자체 검토하고 불공정 여지가 확인된 약관 62개 유형을 전면 개정한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에스알(SR), 코레일유통 등 4개 기관에 대한 임대차 계약서를 검토하고 13건의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시정 조치를 했다. 

이번 검토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총 25개 중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미 조사한 4개 기관 이외에 임대차 계약 체결 건이 있는 11개 기관에 대해 국토부가 자체 검토를 실시한 것이다. 공정위에서 공개한 불공정 약관 사례를 참고해 공공기관별로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진행했다.

국토부와 해당 공공기관의 자체 검토 결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헙', '민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11개 기관 총 2340개 계약서 중 10개 기관의 62개 유형의 약관이 불공정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개 기관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성 여지가 있는 약관 조항을 전면 개정할 계획이다. 

불공정 약관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임대차 계약서에 포함된 '임차인이 정해진 기한까지 명도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통상 임대료·관리비·연체료 등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임대인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은 임차인에게 실제 발생한 손해 범위 이외의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약관법 제6조에 따라 불공정한 것으로 통상적 수준인 임대료·관리비·연체료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만 임대인에게 지급토록 하는 약관으로 개정될 방침이다. 

또 '임차인이 명도를 불이행하거나 임대료·공과금 등을 체납하는 경우 임대인이 단전·단수 할 수 있다'는 조항은 약정기간 만료여부, 임대차보증금이 남아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아 마찬가지로 삭제될 예정이다.

이밖에 '천재지변이나 기타 불가항력에 의한 사유, 임대차 계약의 해지 등으로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임차인 손해배상 및 이의제기 등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임대인에게 법률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계약 해지권을 부여하거나 최고 절차 없이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등도 관련법규에 의해 모두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정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불공정 약관에 대한 국토부와 산하 공공기관의 자체 시정이 우리사회의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에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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