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연중 기획]
일본 10대, 2명 중 1명 "K패션 최고"
신한류 패션, 신조어 '얼짱' 인기폭발

일본에서 한류는 약 15년 전 '겨울 연가' 욘사마의 인기로 출발했다. 그리고 2010년 소녀시대와 KARA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빅뱅 등의 일본 데뷔로 이어진 아이돌 주도의 K-POP 열풍이 2차 한류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3차 한류를 일본에서는 네오(NEO) 한류 혹은 新한류라고 정의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을 동경하는 10대와 20대 젊은 여성이 그 중심이라는 점과 치즈 닭갈비와 같은 한국 음식을 비롯해 3CE 등의 화장품, 한국 패션, K-POP 그룹 등 관심사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 일본에서 재점화되고 있는 '네오 한류'     

2017년 일본에서 데뷔한 트와이스는 네오 한류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NHK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는 국내 가수로는 무려 6년 만에 무대에 섰으며 Y! mobile CM에 등장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3번째 싱글 Wake Me Up은 16일 기준 오리콘 데일리 싱글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 신규앨범 이미지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 신규앨범 이미지

지난달 일본 마쿠하리 멧세 국제전시장홀(Makuhari Messe International Exhibition Hall)에서 열린 한류 페스티벌 'KCON 2018 JAPAN'에는 3일 간 무려 6만 8천 명의 관객이 입장해 한류의 인기를 입증했다. 세계 2위 엔터테인먼트 강국인 일본에서 재점화된 K-POP의 인기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안정적인 인프라는 물론 팬 충성도가 높아 MD 상품 판매로 이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KCON에는 초호화 라인업으로 구성된 K-POP 콘서트를 비롯해 드라마, 뷰티, 음식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컨벤션이 펼쳐졌다. 트와이스가 처음으로 일본 팬들 앞에 선 것도 2016년 KCON 무대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유행정보지 '니케이 트렌디'는 KCON 행사를 다룬 5월호 특집 기사에서 "노래, 춤, 패션, 드라마, 영화, 음식 등 한류에 빠지는 계기는 다양하지만 지지층이 확대되며 한류의 '입구'가 커지고 있다. 컨벤션 무대에서 워너원(Wanna One) 커버 댄스를 추고 있던 8세 소년은 K-POP 아이돌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미래 꿈이 된 장르라면 머지않아 분명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KCON 2018 JAPAN © COURTESY OF CJ E&M
KCON 2018 JAPAN © COURTESY OF CJ E&M

트와이스가 걸그룹을 대표한다면 남성 아이돌 그룹은 7인조 방탄소년단(BTS)이 이끌고 있다. 지난 4일 일본에서 발매한 3번째 앨범 Face Yourself는 첫 주 판매량이 28만장 이상을 돌파하며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아티스트 앨범으로는 최고기록이다.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SNS 프로모션 영향이 크다. 일본 10대들에게 멤버가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V LIVE 앱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7인조 그룹 몬스타 엑스(MONSTA X)가 일본 첫 앨범 PIECE를 발표했고 이달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다국적 그룹 NCT127이 첫 미니앨범 Chain을 발매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세븐틴(SEVENTEEN)이 5월 30일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고 원조 한류 아이돌 동방신기도 일본 공연 역사상 최초로 닛산 스타디움에서 6월에 공연을 펼치는 등 K-POP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 드라마의 일본 리메이크판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한류 인기가 시들해지고 혐한류 바람까지 불면서 드라마 수출 편수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후지TV '시그널-장기 미해결 사건 수사반'
후지TV '시그널-장기 미해결 사건 수사반'

이성민이 열연한 tvN '기억'(2016)과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받았던 '미생'이 일본판으로 재탄생했다. 또 과거와 현재가 무전으로 연결돼 미제 사건을 파헤친다는 신선한 소재로 큰 인기를 얻은 '시그널'이 지난 4월부터 '시그널-장기 미해결 사건 수사반'이라는 타이틀로 일본에서 방영되고 있다. 청춘스타 사카구치 겐타로가 주연을 맡고 방탄소년단이 주제곡을 불러 일본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는 국내 드라마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자 한층 발전된 형태로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과 상품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일본 내 K뷰티·패션 영향력 높아져      

네오 한류 열풍이 일본을 강타하면서 K뷰티와 K패션 영향력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뷰티 강국 일본은 그동안 뛰어넘기 힘든 벽이었지만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얼짱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제품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일본 수입 화장품 협회 (CIAJ)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요 화장품 브랜드의 일본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 메디힐, 스킨푸드 등 국내브랜드는 일본에서 순항중이며 이니스프리도 최근 4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K-뷰티와 패션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K뷰티와 K패션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국가별 화장품 수입 현황에서 한국은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성장률 18%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2위 프랑스 5.7%, 3위 이탈리아 4.8%와 큰 격차를 보였다.

한국 화장품은 의류·패션상품을 제치고 처음으로 일본 역직구 1위 품목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분기 일본의 국내 온라인 화장품 해외직접판매액은 47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억원) 대비 856%나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치로 일본 전체 역직구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한국 패션은 '유행을 앞서 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본 여성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레알 그룹에 인수될 예정인 '스타일난다'는 일본 최대 백화점 이세탄 신주쿠에 입점한 데 이어 지난해 도쿄 패션 중심지인 하라주쿠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본 10대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브랜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디홀릭’과 ‘츄’와 같은 한국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일본 라쿠텐이 개설한 한국 패션 특화 사이트 'K-패션 St.' 등의 영향으로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패션은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한국 패션 전문 쇼핑몰의 인기 비결로 일본 내 K패션 선호도, 뛰어난 품질, 합리적인 가격 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라쿠텐 'K-패션 St.' 홈페이지
라쿠텐 'K-패션 St.' 홈페이지

한국 패션을 지칭하는 신조어 '얼짱(オルチャン) 패션'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일본 트렌드 마케팅 앱 ‘프릴 랩(FRIL lab)’ 조사결과 지난해 일본 여성이 패션을 참고하는 나라로 한국이 1위를 차지했다. 20대는 26%, 10대는 무려 48%가 한국을 선택했다.

일본의 한 방송 관계자는 "신한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 수용도는 매우 높아졌다. 한국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는 성공적으로 일본에 안착했고 한국 콘텐츠는 이미 일본 내에서 안정적이고 확고한 수요층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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