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시 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
자동차부품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주력
LG그룹의 3세 경영인이었던 구본무(73) 회장이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그룹의 4세 경영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LG가(家)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이번에도 경영권은 외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에게 가게 됐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상무는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구본준 현 부회장 중심의 과도기 체제를 두지 않고 구 상무가 경영의 최고 정점에서 6인 부회장의 보좌를 받아 그룹을 이끌어가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구 상무는 법률상으로는 구 회장의 장남이고, 친부는 구 회장의 동생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LG가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구본무 회장은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LG는 구 상무의 ㈜LG 사내이사 선임 결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후계 구도를 사전에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공식화했다.
이에 구 상무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경영 체계가 꾸려질 전망이다. 다만 LG가 전문 경영인 중심의 책임 경영체제가 작동해온 만큼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시각이 일반적이다.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6명의 전문 경영인이 그를 보필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구 상무는 계열사 전반을 챙기며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그가 맡은 LG전자의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사업부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수행한다. 해당 사업은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한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한 바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장은 LG그룹의 각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LG전자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기업 ZKW를 인수한 것도 자동차 부품 성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보편적이다.
구 상무는 이 밖에도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로봇 등 4차산업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